영풍 "고려아연, 펀드 자금으로 부실 사채 돌려막기…최윤범·지창배 경제공동체 실체"

2019년 청호컴넷 부실 사채 70억 인수부터 ‘원아시아 5,600억 출자’까지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돈으로 고려아연 채권 회수…기형적 구조" 주장
영풍, 주주대표소송 통해 진실 규명 및 최 회장 등 책임자 배상 요구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5-18 14:55:46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간의 사적 인맥을 매개로 한 비정상적 투자 의혹을 제기하며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18일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19년 자본잠식 우려가 있을 정도로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청호컴넷의 사모사채 70억 원을 인수했다. 당시 청호컴넷은 자력으로 이를 상환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문제는 해당 채무의 상환 방식이다. 영풍 측은 청호컴넷이 채무상환불능 위기에 처하자, 지창배 대표가 설립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코리아그로쓰제1호’ 펀드가 자금 90억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에 대한 사채 원리금을 상환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펀드는 고려아연이 94.64%를 출자한 사실상의 종속 펀드다.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이 다시 고려아연의 채권을 회수하는 데 사용된 셈이다. 영풍 관계자는 "회사 자금으로 회사의 채권을 상환한 기형적 구조"라며 "최윤범 회장과 지창배 대표 간의 사적 관계(초·중학교 동창)가 없었다면 도저히 이뤄지기 어려운 거래"라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최윤범 회장의 사장 임기(2019~2023년) 동안 고려아연은 원아시아 펀드에 총 5,6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출자했다. 이 중 6개 펀드는 고려아연이 96%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의 단독 펀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은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이사회 보고나 리스크 심사 등 필수적인 내부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창배 대표의 횡령·배임 사건 판결문에서 고려아연을 ‘특별한 관계에 있는 출자자’로 적시한 바 있다. 통상적인 자산 운용이 아닌 사적 관계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졌음을 법원 역시 방증한 셈이다.

이에 영풍 측 최대주주인 YPC와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해 10월, 해당 비정상적 거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영풍은 이를 두고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내부 감시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풍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원아시아파트너스·이그니오홀딩스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고려아연의 비정상적 투자와 이로 인한 금전적 손실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당시 의사결정 책임자들에게 명확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고려아연 이사회에 관련 자료와 의사결정 과정을 전면 공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특정 개인의 사적 인맥에 의존한 불투명한 투자가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경영 감시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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