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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alphabiz.co.kr | 2025-11-24 09:00:14
[알파경제=영상제작국] 달러화 페그제(Dollar Peg System)는 특정 국가의 통화 가치를 미국 달러에 고정시키는 환율 제도입니다. 이는 통화 가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환율 변동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제도는 해당 국가의 중앙은행이 외환 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매수하거나 매도하여 달러 대비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달러화 페그제와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변동환율제(Floating Exchange Rate System)가 있습니다. 변동환율제 하에서는 통화 가치가 외환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됩니다. 페그제는 통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을 막아 수출입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해당 국가의 통화 정책 자율성을 제한하며,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달러화 페그제의 역사는 20세기 초반 금본위제와 유사한 맥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 하에서 미국 달러는 금에 고정되었고, 많은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달러에 연동시키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에도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일부 국가들은 달러화 페그제를 유지하며 통화 안정성을 추구해왔습니다. 특히 산유국들은 석유 수출 대금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화 페그제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달러화 페그제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건 중 하나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태국 바트화의 급락입니다. 당시 태국은 달러화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과도한 외채와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통화 가치 하락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페그제를 포기했습니다. 이는 달러화 페그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향후 달러화 페그제의 전망은 복합적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변화, 글로벌 경제 상황, 그리고 각국의 경제 구조 및 정책 목표에 따라 그 유지 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통화 가치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으나, 통화 정책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는 달러화 페그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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