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 187건 중 59명 검거…10대가 절반 넘어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8-07 14:32:37

삼성과 LG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대구 야구장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온 8월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경찰특공대가 총기를 소지한 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온라인 게시판과 SNS 등을 통해 '살인예고' 글을 게재했다가 붙잡힌 피의자 중 절반 이상이 미성년자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는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7일 오전 7시까지 살인예고 글 187건을 확인해 5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국수본에 따르면 검거된 피의자 중 57.6%인 34명이 10대 청소년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나 6일 인천에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고 게재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 5일에는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작성한 뒤 마치 이를 발견한 것처럼 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10대도 검거됐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 범죄가 지속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신림역 인근에서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고,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지난 3일 서현역에서도 묻지 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인도로 차량 돌진 후 서현역 AK플라자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고로 총 14명이 다쳤다.

이후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잇따른 칼부림 살인 예고글이 게시됐다.

국수본은 지난 6일 전국 수사부장 긴급회의를 개최하여 무분별한 흉악범죄 예고 글 게시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다.

국수본은 살인 등 흉악범죄 예고 글 게시행위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안인 만큼, 형법상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적용 가능한 처벌규정을 적극 의율할 예정이다.

특히 경찰과 검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 수사 초기부터 수사 사항을 상호 공유하고, 범행의 동기·배경·수단과 방법을 철저히 파악하여 구속 수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청은 살인예고 모방범죄가 이어지자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아동·청소년이 범죄 예고 글 게시행위를 하지 않도록, 학교·가정에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도 흉악 범죄에 칼을 빼들었다. 법무부는 "흉악범죄에 대한 엄정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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