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5-14 14:37:52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계란 산지 기준가격을 임의로 결정해 소속 농가 등에 통지해 온 대한산란계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소회의를 열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한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94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행위금지명령, 법 위반 사실 통지명령, 임직원 교육명령도 함께 내렸다.
2023년 1월 출범한 산란계협회는 산란계를 사육해 원란을 생산·판매하는 580개 농가가 가입한 사업자단체로, 회원 농가의 사육 마릿수는 국내 전체의 56.4%를 차지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협회는 설립 직후부터 지난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중량 등급별 기준가격을 수시로 결정한 뒤 팩스와 문자 메시지,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농가에 배포했다.
특히 가격 변동이 없어도 매주 수요일마다 현행 가격을 재안내했으며, 비회원 농가에도 기준가격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사업자단체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 자체가 법 위반 행위"라며 "회원이 아닌 농가에도 기준가격을 안내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기준가격은 산지 실거래가격을 넘어 유통가격 전반의 기준점으로 작용해 계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수도권 기준 계란 30개 기준가격은 2023년 4841원에서 2025년 5296원으로 2년 새 9.4% 올랐다. 반면 원란 1개당 생산비는 2023년 4060원에서 2024년과 2025년 각각 3856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생산비 대비 기준가격 우위가 커지면서 2024년 기준 산란계 농가 평균 순수익은 3억7750만원을 기록해 육계·돼지 농가보다 3~10배 높았다. 같은 기간 계란 소비자 가격도 4.6% 상승했다.
과징금은 협회의 연간 예산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문 국장은 "과징금은 협회의 2026년도 예산 약 8억원을 기준으로 산정했으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55%의 부과율을 적용했다"며 "위반 기간이 3년을 초과한 점을 반영해 50%를 가산하고, 조사 협조를 이유로 10%를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국장은 "산란계협회의 기준가격 안내 행위가 중단된다고 해서 시장 원리상 단기간에 계란 가격이 내리진 않을 것"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가 계란 가격 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산지 가격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등 준비하고 있는 만큼 계란값 안정을 위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생산자단체 주도의 가격 결정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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