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2-04 07:00:15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2월 1일부로 미국은 멕시코 및 캐나다산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역 정책’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관련 부처는 통합 결과 보고서를 4월 1일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전후로 해 다른 국가들로 미국의 통상 압박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 캐나다산 수입품(에너지는 10%) 에 25% 관세, 중국 산 수입품에는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2025년 초 기준 중국 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0%로 트럼프 1기 시기 이후 중국기업은 멕시코, 캐나다에 진출하여 우회 수출을 해왔다.
멕시코,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추가 10%를 부과하면, 중국산 제품은 평 균 25~30%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
캐나다도 미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나, 전 체 수입 금액 3200억 달러 중 20억 달러 품목(주류, 가전제품 등) 대상으로, 수입품의 0.6% 비중에 불과하다.
멕시코는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 검토 중이라고만 발표한 상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크기 때문에, 맞대응 보다는 협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 부정적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업체에게 가장 큰 타격이지만 관세 전쟁은 이제 시작된 만큼, 지속 기간과 확산 정도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GM과 포드는 북미에 영업이익 의존도가 95~100% 비중이다.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 비중은 북미 판매의 각각 28.9% 및 25%이며, 소형 SUV와 EV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 일본 업체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멕시코와 캐나다 생산비중은 33.5%, 토요타와 혼다, 닛산의 멕시코 및 캐나다 생산비중은 각각 30%와 36.8%, 46.2%이다.
기아는 2023년 24.2만 대 생산으로 소형 승용 K3, K4을 생산 중이며, 2025 년에 EV3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3년 멕시코 공장의 미국 향 수출 대수는 15만 대로 미국 판매의 19% 비중을 차지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5% 관세 부과 시 영업이익 1조원 타격이 추정된다"며 "기아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 부과 시 단기에는 환율 약세로, 중장기적으로는 단가 인상으로 상쇄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부품사와 투자 센티멘트도 부정적이다.
수입 관세는 수입자가 지불하는 것으로, 기아의 경우 기아 미국 법인이 부담한다.
임은영 연구원은 "멕시코에 동반 진출해 있는 부품사에게는 이론적으로 관세 부담이 없지만, 완성차가 관세 부담을 전가할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 현대차 반사 수혜 전망
주요 업체 중 캐나다와 멕시코에 공장이 없는 기업은 테슬라와 현대차다.
현대차는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투싼 1.6만 대를 위탁 생산 중이며, 25% 관세 부과 시, 1.2천억 원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기간이 길어질 경우, 현대차는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 시행으로 관세 노출 정도에 따른 업종 내 쏠림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국내 완성차의 경우 글로벌 OEM 중 멕시코와 캐나다 생산 비중이 가장 적어 캐나다에도 생산 법인을 갖춘 대부분의 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반사수혜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해당업체로 현대모비스와 에스엘을 꼽았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도 "한국에 대한 잠재적 관세 위협이 여전히 불확실성이자 우려 요인이나, 멕시코와 캐나다산에 대한 25% 관세 문제로 한정했을 때, 글로벌 전통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미국 판매 중 멕시코산 비중이 0.4%에 불과한 현대차가 받는 타격이 가장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부터 가동된 메타플랜트 덕에 현대차 미국 생산능력은 연 70만대 규모로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 판매의 22%, 20%를 차지하는 대표 볼륨 모델인 투싼과 스포티지의 미국산 비율은 각각 63%, 59%로 절반 이상의 미국산 비중을 구축한 상태다.
반면, 기아는 현대차 대비 멕시코 25% 관세 리스크가 큰 편이다. 기아의 미국 판매 중 한국산 비중은 45%, 미국산 비중은 27%이며, 멕시코산 비중은 18%이다.
기아 미국 판매의 18%를 차지하는 K3/K4는 멕시코 공장 에서 생산되어, 그 중 60%가 미국 시장으로 수출된다.
단, 멕시코산에 대 한 25% 관세를 100% 기아가 부담한다고 극단적으로 가정해도, 이로 인 한 영업이익 훼손은 연 1조원 초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일본 및 미국 경쟁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타격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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