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부의 농협 특별감사, 개혁인가 지방선거용 망신 주기인가

1억 원의 진실, 누적 금액을 '한 방'으로 둔갑시킨 마술
농민의 전동가위가 '선거 답례품'인가? 현장 무시의 극치
황금 열쇠 재탕과 이재명 대통령의 서슬 퍼런 압박

김종효 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6-03-12 00:00:42

(사진=전대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알파경제=전대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최근 국무조정실(총리실)이 주축이 되어 범정부 부처가 달려든 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 대상 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지켜보자면 이것이 조직의 투명성을 위한 감사인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드러난 사안들은 이미 과거 국정감사나 부처 감사에서 소환됐던 사골 이슈들이다. 이를 마치 대단한 비리라도 발견한 양 포장한 흔적은 가히 정치적 연출에 가깝다. 

 

(사진= 제공)

◇ 1억 원의 진실, 누적 금액을 '한 방'으로 둔갑시킨 마술

가장 실소를 자아내는 대목은 특정 언론사 관련 예산 집행 건이다.

단일 사안으로 거액이 집행되어 수사 대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붙였으나, 실상은 여러 번에 걸쳐 누적된 광고·홍보비를 하나로 묶어 부풀리기를 한 것에 불과하다.

이미 업계에 알려진 해묵은 이슈까지 긁어모아 덩어리를 키운 것은, 국무조정실을 포함한 행정부가 "우리 이만큼 크게 파냈다"라는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전형적인 액션이다.

◇ 농민의 전동가위가 '선거 답례품'인가? 현장 무시의 극치

재단 횡령 의혹으로 몰아세운 전동가위 건은 현장의 생리를 무시한 탁상행정의 정점이다.

고령화된 농민들의 전정 작업을 돕기 위한 복지용 가위를 두고, 국무조정실은 이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선거 답례품' 혹은 '보은성 특혜'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재고 물량을 확보해 필요에 따라 배정한 것을 횡령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농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수만 원짜리 전동가위 몇 개가 회장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뇌물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현장의 복지 지원을 범죄의 수단으로 곡해하는 시각이야말로 제정신이 아닌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 황금 열쇠 재탕과 이재명 대통령의 서슬 퍼런 압박

퇴직임직원에 대한 순금 기념품 건 역시 이미 농식품부 감사와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지적됐던 사안이다.

절차적 미비점은 이미 시정 중임에도 이를 다시 꺼낸 의도는 명확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농협의 지배구조와 방만 경영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으며 압박 수위를 높여온 상황에서, 이번 감사는 코드 맞추기식 표적 감사의 성격이 짙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감사 결과를 기반으로 농협법 개정 등 농협 손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판을 깔고 여당이 춤을 추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 지방선거를 향한 농협 때리기 멈춰야

결국 이번 특별감사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억지 부풀리기와 재탕 이슈로 점철된 결과물을 보면, 이는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심(農心)을 흔들거나 거대 조직인 농협을 길들이려는 정치적 포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농협에 개선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개혁은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 맹탕인 사안을 침소봉대하여 강호동 회장을 흔들고 농협을 비리 집단으로 낙인찍는 행위는 농협의 경쟁력만 갉아먹을 뿐이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치적 셈법으로 농협을 희생양 삼는다면, 그 화살은 결국 농민들의 거센 저항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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