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A, KT·롯데카드 해킹 사태 속 제주 워크숍 논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0-16 14:17:01

한국인터넷진흥원 전경. (사진=한국인터넷진흥원)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을 총괄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대형 통신·금융권 해킹 사태가 연이어 터진 시기에 임직원 60여 명을 제주도 단체 워크숍에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16일 KIS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직원 62명은 지난 9월 18∼19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노사 화합 워크숍'을 실시했다.

이는 전체 정규직 500명 가운데 12%가 넘는 규모다. 워크숍에는 1014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노동조합 소속 48명의 여비는 조합비로 충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워크숍 날짜가 해킹 피해 신고가 집중된 시점과 정확히 겹쳤다는 점이다.

9월 18일은 롯데카드가 297만 명 규모의 회원 정보 유출 사고를 공개 사과한 날이자, KT가 서버 침해 흔적 4건과 의심 정황 2건을 KISA에 신고한 날이다.

이에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었고, 국회 과방위는 19일 전체회의를, 24일에는 KISA와 KT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각각 진행했다.

김 의원은 "해킹 신고가 쏟아지는데도 임직원들이 제주도를 다녀왔다"며 "외부적으로 전사적 대응을 약속한 직후 워크숍을 강행한 것은 위기의식이 결여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KISA는 사이버 보안의 최후 방어선으로, 국민 신뢰를 잃으면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며 "단순 내부 행사 차원이 아닌 위기 대응 체계 전반의 관리 부실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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