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04-11 05:00:58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무·저해지 보험상품 가격이 이번달 큰 폭으로 인상됐다.
이달부터 금융당국의 엄격한 회계 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돼 해지율이 하향 조정되면서 고스란히 보험 상품 가격에 반영됐다.
◇ 40대 남성 보험료 최고 32% 인상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3대 진단비, 상해·질병 수술비 등 주요 담보가 포함된 간편심사보험 대표 상품 2종의 50∼60대 남성 보험료의 경우, 현대해상은 평균 7.8% 보험료를 인상했다. 이어 삼성화재 6.3%, KB손해보험 5.0%, DB손해보험 4.1%, 메리츠화재 1% 등으로 인상 폭이 결정됐다.
여성 보험료 기준 DB손해보험 7.6%, 현대해상 6.1%, 삼성화재 5.1%, KB손해보험가 4.4% 등으로 인상폭이 집계됐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보험료를 10% 인하했다.
40대 남성 기준 통합보험 보험료를 살펴보면 KB손해보험은 전월 대비 32.7% 인상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각각 16.9%, 16.0%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이어 메리츠화재가 7.7%, 현대해상이 3.4% 인상했다.
어린이보험 남아(10세 기준) 보험료 인상률은 삼성화재(27.9%), DB손해보험(27.7%), KB손해보험(25.0%), 현대해상(16.4%), 메리츠화재(4.1%) 등 순이었고, 여아 보험료는 삼성화재(29.4%), DB손해보험(27.5%), KB손해보험(24.9%), 현대해상(20.4%), 메리츠화재(13.3%)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 적용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이 이번달부터 적용되면서 보험사마다 주요 상품의 보험료가 최대 30% 이상까지 올랐다.
무·저해지 보험 상품은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납입 기간에 해약하면 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경험 통계가 적은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을 높게 가정해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예정 해지율을 낮추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그동안 낙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지율 가정을 적용해 온 보험사일수록 보험료를 대폭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해지율이 높을수록 유리한 상품 특성상 해지율을 거의 0에 수렴하도록 하는게 금융당국의 의지다.
◇ 신계약 CSM 감소 불가피...손보업계 순익 영향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에 따라 업계 전체적으로 CSM 잔액 증가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험업권에 대한 올해 전망 리포트에서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이 상향됨에 따라 업계 전체적으로 CSM 잔액이 3.8%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상품 마진이 하락할 수 밖에 없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 신계약 매출 역시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신계약 CSM은 소폭 감소에 그치더라도, CSM 잔액 자체가 감소하여 CSM 상각익은 감소가 불가피하다"라며 "마진 하락에 따른 보험료 인상으로 건강보험 신계약 매출이 하락하여 궁극적으로 CSM 상각익이 감소하면서 업계 전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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