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직원·가족 거래도 관리한다…이해상충 방지 지침 도입

김지현 기자

ababe1978@alphabiz.co.kr | 2026-02-03 19:44:38

이해관계자 거래시 업무 흐름도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은행권 이해관계자 범위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넘어 전·현직 임직원과 그 가족, 임직원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자 거래에 대해서는 식별과 자진신고를 거쳐 업무 제한·회피 및 취급 기준을 강화하는 단계별 내부통제 절차가 새로 도입된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은행연합회 및 은행권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권 이해상충 방지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이해관계자 거래는 신용공여를 비롯해 지분증권 취득, 임대차·자산·용역 거래, 기부금 및 그 밖의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 제공 등으로 규정된다.

다만 이해상충 가능성이 낮은 전자금융거래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거래 범위와 금액 등 세부 기준은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번 지침은 최근 은행권 검사에서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친인척, 입행 동기, 거래처 등이 연루된 부당대출과 임대차 계약 사례가 다수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현행 은행법은 이해관계자를 별도로 정의하지 않고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중심으로 규율하고 있어, 임직원 관련 거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기존에도 각 은행 내부 규정 차원에서 이해관계자와의 부당거래를 금지하는 선언적 규정은 있었지만, 이해관계자 범위나 통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었다”며 “이번 지침은 은행 임직원이 이해관계자와 거래할 경우 어떤 절차로 내부통제를 적용해야 하는지를 처음으로 정리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자진신고 중심의 내부통제 구조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모범 기준 성격으로, 이해관계자 거래 대상이나 금액 기준 등은 각 은행이 내부 기준으로 구체화하게 된다”며 “상반기 중 각 은행이 관련 기준과 시스템을 마련하면 자진신고 역시 정식 업무 절차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관계자 정의가 포괄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범위를 지나치게 한정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사례가 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며 “각 은행이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실무 혼선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내부통제 측면에서는 이해관계자 거래 시 전결권 상향이나 의결 요건 강화 등 의사결정 절차를 적용하도록 했으며, 사후적으로는 관련 점검 결과를 5년간 유지·관리해야 한다.

내부통제 기준을 위반할 경우 손실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 대상에 포함된다. 아울러 제보자 보호·보상 제도를 통해 임직원의 자기 점검과 내부 제보 활성화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지침은 은행연합회 의결을 거쳐 자율규제로 제정된다.

각 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내규와 전산 시스템을 정비한 뒤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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