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 기자
hera20214@alphabiz.co.kr | 2025-05-13 14:01:08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태광산업의 주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저PBR주' 발언 이후 한 달여 만에 50% 가까이 급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태광산업은 대표적인 저PBR 기업으로, 이 후보의 발언이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실적 부진과 이호진 전 회장의 사법 리스크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가 상승 동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는 지난 12일 장중 89만 5000원까지 오르며, 지난달 9일 저점(61만 4000원) 대비 46% 상승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1일 PBR이 낮은 기업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시장 물을 흐리는 것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태광산업의 지난해 연말 기준 PBR은 0.13배로, 상장사 중 네 번째로 낮았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하는 것보다 현재 주가가 더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발언 직후인 4월 22일, 태광산업의 종가는 전날 대비 7.2% 상승한 73만 3000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이달 9일에는 이 후보가 한 경제 유튜버와의 만남에서 저PBR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다시 한번 밝히자, 태광산업의 주가는 이틀 동안 8.8% 추가 상승했다.
재계에서는 태광산업이 실질적인 주가 부양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경영 복귀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검찰이 이 전 회장의 '계열사 김치·와인 강매' 의혹을 재수사 후 무혐의 처분하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 정권의 대표적인 특혜 대기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전 회장은 티브로드 매각 과정에서의 2000억 원대 사익 편취 의혹, 계열사를 통한 골프장 회원권 강매 혐의 등으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광산업은 실적 부진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서 주력 제품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시황이 적자권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PTA 시황 침체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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