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4-16 07:00:04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지난 주말 사이 미 행정부가 스마트폰과 일부 컴퓨터, 전자제품 등 상호관세 면제 품목을 발표했다.
가격 인상에 따른 미국 소비자 부담 우려를 반영한 것이며, 동시에 ‘트럼프 유연성’과 향후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관련 기업들의 부담도 상당 부분 덜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도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모두 극단적 상황을 피하려는 의지가 확인된 만큼 변동성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 전자제품 관세..면제가 아닌 유예
트럼프는 5일부터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 칩, 애플 제품 중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북, 에어태그 등을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25% 상호관세,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홍콩발 800달러 이하 소형 화물 면세 폐지 규정에서도 제외했다.
다만 중국에 펜타닐 규제를 위해 최초로 부과한 20% 관세 대상에는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기준 미국의 대중국 수입 중 약 22% 차지하는 소비자 전자제품 및 반도체 부문에 해당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DRAM, NAND 등 메모리 반도체는 HS코드 8542, 8573.30 등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번 관세 유예 조치에 해당 품목 역시 포함되었으며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과 한달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AI 핵심 부품인 GPU와 서버 역시 함께 제외됐다. 대부분 엔비디아 AI 칩이 탑재된 형태로 대만과 멕시코에서 주로 제조 및 조립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같은 주요 기업의 노트북,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가격 충격 완화를 위한 조치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소비재 품목에는 145%에 달하는 관세를 일부 낮추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파악했다.
개별 품목 관세는 종종 145% 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가별 상호관세율 공개 시점부터 시장에서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관세율 상단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의 정점은 지났다는 판단이다.
김지현 연구원은 "중국 내수 물가 상승을 고려해 최종소비재 성격에서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관심을 상당수 제거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수 상승 시 반도체 비중 확대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반도체 주요 품목 관련 공급과잉 불균형은 여전히 누적되어 있는 상황이다.
IT기전, 디스플레이 등 YTD 수익률 하위권 업종에 대한 순환적 대응까지는 고려할 수 있으나 구조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또한 최종 소비재로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가장 높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컴퓨터에 대한 중국의 비중이 80~80%로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가동률, 수율 문제로 우회수출 물량은 한계가 존재한다"며 "중국에만 관세를 차등적으로 적용한다해도 중국 비중이 워낙 높아 물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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