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수출액 3달 연속 감소...88년 이후 최악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1-31 13:57:31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 부진으로 지난해 12월 수출물량과 금액 모두 3달 연속 뒷걸음질 쳤다. 수출이 수입액보다 더 크게 줄면서 지난해 교역조건은 1988년 이후 가장 열악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기준·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금액지수는 1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 하락 폭은 2020년 5월(-25.0%)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운송장비 등이 증가했지만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해 수출물량과 금액지수 모두 하락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1차 금속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감소해 각각 1.1%와 2.4%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1.2%) 이후 6개월만이고, 수입금액지수가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0.6%) 이후 처음이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6.2%)이 수입가격(-1.4%)보다 더 크게 내려 전년 동월 대비 4.9%, 전월 대비 0.7%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1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12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6.3%)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9%)가 모두 하락해 전년 동월 대비 1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11개월 연속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36.77(2015=100)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반면 수입금액지수는 지난해 169.90으로 전년 대비 19.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물량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각각 122.54와 129.56으로 2021년과 비교하면 1.7%와 4.2% 늘어났다.

원유 등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금액과 물량 모두 수출 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21년(92.65)보다 8.1% 하락한 85.11로, 2011년(-11.0%) 이후 11년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수 자체는 1988년 지수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소득교역조건지수는 6.6% 하락한 104.29였다.

소득교역조건지수 하락 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0%) 이후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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