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공매도 재개 임박, 초기 변동성 이용한 저가 매수 전략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3-26 07:00:01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오는 31일부터 본격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 후 전 종목 재개 기대 효과가 전망된다.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참여 증가, 시장 유동성 및 효율성 증대, 중소형주 가격 발견 기능 개선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공매도 재개로 주식거래는 늘어나겠지만 이와 반대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선 3월 31일 재개되는 공매도를 준비하기 위해 대차잔고가 늘고 있다. 

 

대차잔고 증가가 공매도 압력 강화로 반드시 연결되는 건 아니나 일부 관련성이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과거 공매도 재개 후 코스피 상승세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공매도 재개 당일 및 단기적으로 등락을 보였으나 결국 펀더멘털과 유동성 환경이 증시 흐름을 좌우, 3개월 후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공매도 재개가 추세적인 상승 또는 하락을 결정짓는 요인은 아니지만, 2009년 6월, 2011년 11월 당시 외국인 대량 매수 유입으로 코스피는 강한 상승세로 전개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수준과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상승폭과 강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꼽았다.


업종별로는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들은 재개 직전 단기 수익률이 높았던 경향을 보였다. 

 

재개 이후에는 펀더멘털(실적, 재무구조)에 따라 주가 흐름이 결정됐다. 고PER 종목은 단기적 조정, 실적 개선 기대 종목은 상승을 지속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후 공매도 포지션 구축 및 조정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가격 거품 방지, 적정 가치 발견 기능 강화가 기대되며 시장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높은 밸류에이션 종목은 공매도 타겟이 되기 쉽고, 하락폭이 클 수 있으므로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대차잔고금액과 주가 변화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공매도 시행 전에는 주식 대차를 위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을 빌려주는 주체의 선제적 매수는 주가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대신증권)

 

◇ 펀더멘털 기반, 저평가 및 낙폭과대 업종 주목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기반, 저평가 및 낙폭과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디스플레이, 소매(유통), 유틸리티를 해당 업종으로 꼽았다.

 

반면, 밸류에이션 부담 크고 대차잔고 비중이 높거나 큰 폭으로 증가한 업종인 상사/자본재(방산), 조선, 기계, IT가전, 화학, 건강관리에 대해서는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구분 없이 보유 중인 종목이 있고, 그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면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과거 경험상 상장주식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3%를 상회하면 대차한 주식이 공매도 물량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만약 대차잔고 비율이 5%를 상회하는데 12개월 선행 EPS 증가율이 시장보다 낮거나 12개

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 평균보다 현저히 높다면 경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이런 결과는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 모두에 해당될 수 있어 해당 범주에 속한다면 공매도 시행 전에 선제 매도를 통해 수익률을 확정하는 것도 유리한 전술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매도 재개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가격이 싸졌을 때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중장기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특히 향후 성장 스토리가 존재하고 이익 성장 속도가 느리지 않은 종목은 주가가 빠질 때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저성장이 만연한 환경에서는 성장 가능성만 보여줄 수 있다면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런 종목은 공매도 물량이 나오더라도 주가 상승이 멈추지 않아 숏 스퀴즈가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2023년 한국시장에서 2차전지 산업을 통해 확인했던 사례로 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공매도 압력이 발생해도 매입단가를 낮추며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등락을 키울 것으로 보지만 초기에만 그럴 것이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공정가치를 향해 가격이 정상화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걸 종목 비중을 조절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공매도 역시 위험이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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