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0-24 13:52:59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최근 4년간 농협은행을 통한 캄보디아 해외송금액이 3배 가까이 급증해 보이스피싱 등 조직범죄 자금의 유출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연간 송금액은 2021년 368억원에서 2024년 1038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9월까지의 송금액도 798억원에 달해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농협은행을 통해 캄보디아로 송금된 총액은 3605억원(2만198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 송금액이 3160억원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특히 2023년부터 올해 9월 사이 캄보디아로 송금한 사람의 계좌가 지급정지된 사례도 31건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협박형 보이스피싱 송금인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은행은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사기 방지시스템 구축과 센터 운영에 54억원을 투입했지만 실효성은 낮았다.
이 기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366억원이었으나 환급금은 217억원으로 환급률이 15.9%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만7000달러(약 5000만원)를 기부한 캄보디아 현지 단체 AFESIP(위기의 여성들을 위한 행동)도 논란이 제기됐다.
이 단체는 창립자 '소말리 맘'이 지난 2014년 성착취 피해자에게 허위 증언을 시킨 사실이 드러나 미국 내 비영리 기구가 폐쇄됐으며, 미 대사관도 해당 단체의 자금 운용과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말리 맘은 현재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어기구 의원은 "캄보디아 송금이 범죄자금 통로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면서 "해외계좌 실명확인과 이상거래 탐지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현지 사업과 기부금 운용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