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RM 손잡고 '파운드리 동맹' 시작...삼성전자 긴장↑

폴리 특파원

hoondork1977@alphabiz.co.kr | 2023-04-13 13:52:43

(사진=인텔)

[알파경제=(시카고) 폴리 특파원] 미국 인텔과 영국 ARM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깜짝 동맹을 선언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를 맹추격할 것으로 전망돼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제동이 걸렸다. 
12일(현지시각) 해외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인텔파운드리 서비스와 ARM이 첨단 SoC(시스템 온 칩) 설계를 위한 다세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이 인텔 1.8나노 공정에서 저전력 컴퓨팅 SoC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단 모바일 SoC 설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항공우주산업 및 정부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설계를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ARM 기반 CPU 코어 모바일 SoC를 설계하는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ARM의 최첨단 컴퓨팅 포트폴리오와 인텔 공정 기술에 대한 IP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인텔과 ARM의 맞손은 전세계 파운드리 기업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퀄컴, 화웨이, 미디어텍 등 세계 1000여개 기업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법)’를 공급하고 있다. 모바일 AP 설계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사실상 독점 기업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CPU 시장 선두주자였던 인텔은 앞서 7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TSMC에게 내어준 파운드리 시장을 다시 되찾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자체 시스템반도체 제조에만 대부분 활용되던 반도체 생산공장을 외부 고객사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위탁생산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공격적인 생산 시설 투자도 진행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4조7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하이오주에는 200억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공장 2개를 지을 예정이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도 170억 유로(약 23조원)를 들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인텔은 이번 ARM과의 협력으로 파운드리 시장 확대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알렸다.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로 이뤄진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겔싱어 인텔 CEO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컴퓨팅 성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은 최첨단 모바일 기술 중심 설계에 대한 옵션은 제한적이었다"면서 "인텔과 ARM의 협력은 IFS의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개방형 공정 사용을 원하는 모든 팹리스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텔과 ARM의 동맹으로 삼성전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기반 양산을 시작한데 이어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 중이다. 
삼성, 인텔, TSMC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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