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12-12 13:50:22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7일 개봉하는 '아바타: 불과 재(Avatar: Fire and Ash)'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 배제했다고 밝혔다.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는 "이번 작품에 생성형 AI를 단 1초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할리우드의 AI 의존 추세와 선을 그었다.
카메론 감독은 AI가 배우를 대체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AI는 인간이 만든 것을 모아 학습할 뿐"이라며 "그 결과물에는 독창성과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각효과(VFX) 비용 절감을 위한 보조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은 인정했다. 극장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AI를 조수로 활용해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영화는 3000명 이상의 스태프가 4년 넘게 작업한 결과물이다. 3500개의 VFX 장면이 포함됐으며, 새로운 부족과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우나 채플린이 연기한 망콴족의 여족장 바랑은 예고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의 기대를 모았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작품의 핵심을 "가족의 상실과 충격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제이크와 네이티리 부부가 장남 네테이얌을 잃은 후 겪는 슬픔이 중심 서사다. "반항심을 가진 10대를 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됐다"며 "인간적인 이야기, 마음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불과 재'라는 제목에 담긴 상징성도 설명했다. 카메론 감독은 "불은 혐오, 증오, 폭력, 트라우마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재의 부족은 그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함께한 탐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판도라의 방대한 세계관 중 일부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2009년 첫 작품 이후 약 20년간 이 시리즈에 몰두해온 카메론 감독은 기술 발전이 창의성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어떤 장면을 상상해 대본에 써도 높은 퀄리티로 구현할 수 있다"며 판도라를 도화지에 비유했다. 축적된 기술이 상상력에 실질적 자유를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카메론 감독은 '불과 재'를 "완결형 영화"로 소개했다. "아픔과 도전을 모두 드러내며 이야기가 완결된다"고 말했다. 시리즈 중 가장 감정적인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캐릭터들이 겪는 도전과 고통이 컴퓨터그래픽(CG) 캐릭터를 통해서도 전달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바타: 불과 재'는 17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제이크와 네이티리 가족의 새로운 위기를 다룬 이 작품은 기술적 성취와 인간적 서사의 조화를 추구한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카메론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마음껏 즐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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