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원화 나홀로 약세, 성장률은 최저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4-02 07:00:1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달러 대비 원 환율은 종가기준 1472.9원으로 마감되면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여타 통화와 달리 원화만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상호관세 시행 공포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물론 더티 15개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주변국 통화, 즉 엔화 및 위안화 가치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 관세 영향 따른 불확실성, 국내 경제 펀더멘탈 취약


원화의 나홀로 약세 배경에는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 요인을 빼 놓을 수 없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시행으로 대미 수출 등 국내 수출경기 둔화 압력이 확대될 수 있음이 국내 성장률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정책이 부재하고 최근 잇따른 있는 건설업체 및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신용 리스크 부각 등이 원화와 여타 통화간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파악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을 고려할 때 미국발 상호관세가 자칫 주요국의 보호주의 내지 자국우선주의 정책 강화로 이어져 글로벌 교역사이클의 급격한 둔화 현상이 현실화된다면 상대적으로 국내 경제는 높은 성장 둔화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원화의 상대적 약세 현상은 국내 정치 및 내수 불안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의 탄핵관련 판결 지연이라는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도 원화 약세 요인이지만 헌재 결정 수용 여부를 둘러싼 분열 혹은 갈등 확산 우려감 역시 원화 가치의 상대적 약세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달러 대비 원 환율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다.

 

(출처=IM증권)

 

◇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은 낮아

원화를 둘러싼 각종 대내외 악재가 산재해 있지만 달러 대비 원 환율의 1500원 돌파 혹은 안착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 리스크는 어느정도 원화 가치에 반영되어 있어 상호관세 내용이 한국만에 유독 불리하지 않다면 상호관세로 인한 달러 대비 원 환율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상호관세에 따른 원화 약세 현상을 당장 우려하고 있지만 4월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원화는 물론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재료로 꼽힌다.

 

관세 이외에 환율 문제, 즉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원화를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 약세를 이슈화할 경우 유로 및 엔 등 주요국 통화가치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대외적 악재로 인한 달러 대비 원 환율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대내 불확실성 리스크의 해소 여부가 원화 가치 안정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상호관세 내용 및 4월 환율보고서 등은 달러 대비 원 환율은 물론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변수"라고 판단했다.

위재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경기에 대한 평가보다 관세의 수위에 대해 민감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수급적으로 봐도 분기말이 지남에 따라 네고 물량 출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게다가 4월은 국내 기업의 해외 역배당 송금이 예정되어 있어 계절성 또한 달러 대비 원 환율에 비우호적이다. 

 

위재현 연구원은 "기대할 수 있는 하락 재료는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저가매수 유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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