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9-11 08:00:00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아이폰17 시리즈를 공개한 가운데 시장 반응은 잠잠하다.
KB증권에 따르면, 아이폰17은 기존 시리즈와 동일하게 4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되는데, 일반/프로/프로맥스 모델은 유지되었으나 기존 플러스 모델이 역대 가장 얇은 에어 (두께 5.6mm/아이폰16 플러스 두께는 7.8mm) 모델로 변화되어 출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모델은 디스플레이가 기존 6.1인치에서 프로와 같은 6.3인치로 확대된 것과 전면 카메라의 화소수가 2400만 화소로 전작 대비 2배 향상된 것이 주요 변경점이었고,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은 후면의 카메라 섬이 가로로 길게 변경된 점과 베이퍼 챔버를 아이폰 최초로 탑재해 열 방출 효율을 개선한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애플은 아이폰17 라인업 외에도 애플워치11과 애플워치 울트라3, 에어팟3 프로 등의 신제품을 공개했는데, 언팩 행사 이후의 시장 반응은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작과 차별화되는 이번 아이폰17 시리즈의 특이점은 상위 프로/프로맥스 모델보다 하위 일반/에어 모델을 강조, 카메라 섬 관련 후면 디자인 변경, 그리고 아이폰12 시리즈 이후 5년만에 진행된 가격 인상이라고 꼽았다.
◇ AI 새로운 기능 부재에 실망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하드웨어 변화가 제한적이었다"며 "AI 관련 새로운 기능 등 혁신적인 요소가 부재했고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새로운 후면 디자인과 제한적인 색상 등이 실망스러운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아이폰17이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 내 관심은 내년 하반기 출시가 전망되는 폴더블 아이폰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이폰17의 판매량 (9월~다음해 8월)은 전작인 아이폰16 (1.47억대) 대비 소폭 감소한 1.42억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창민 연구원은 "미국 내 판매량이 관세로 인한 가수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판매 흐름은 아이폰16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성수기(9월~12월) 판매량은 예년 대비 부진하나, 프로모션 등의 효과로 2026년 상반기 판매량은 재차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큰 폭의 판매량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애플이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지속하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판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전세계 10억대 이상의 iOS 생태계를 확장시켜 수익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로부터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일종의 플랫폼 비즈니스다.
이창민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조원가 상승과 프로모션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도 애플은 감내하고 있다"며 "다만 이에 따른 영향이 관련 밸류체인들의 공급단가 인하 요청으로 이어지고 있어 애플 판매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수익성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아쉬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이폰17의 주인공은 기존 플러스 모델을 대체한 신규 에어 모델"이라며 "아이폰 14 다이나믹 아일랜드 이후 가장 큰 디자인의 차별화라는 점에서 다크호스"라고 평가했다.
◇ IT 부품주 중 삼성전기 주목
KB증권은 IT 부품 업종 톱픽(Top Pick)으로 삼성전기를 꼽았다.
AI발 수혜로 MLCC와 패키징 기판 산업의 호황기 진입이 전망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특히 고부가 MLCC의 경우 공급 부족 싸이클의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장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AI 서버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상대적으로 부진한 IT향 수요를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I 서버향 MLCC의 경우 어플리케이션당 수요가 거대해 Capa 잠식 효과가 크다.
일례로 엔비디아의 블랙웰은 서버 1대당 MLCC 탑재량이 호퍼 대비 10배/일반 서버 대비 100배 이상 큰데, 향후 루빈 등에는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MLCC 신제품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전기와 무라타 등 1-tier 업체들의 MLCC 가동률이 90%를 넘어섰기 때문에 연말과 연초 MLCC 가격 인상도 기대해 볼 만하며, 현실화될 경우 실적 개선 폭은 크게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모델 전면 카메라는 12MP에서 18MP, 프로 모델 후면 망원 카메라는 12MP에서 48MP으로 개선되는 등의 사양 변화는 있었지만, 카메라 모듈의 구조적 변화는 없다는 점에서 LG이노텍에 특별한 수혜 기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아이폰17은 상위 모델 대비 하위 모델이 부각되었다는 점에서 프로/프로 맥스향 고부가가치 카메라모듈 판매량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6 기준 약 60%의 프로/프로맥스 판매 비중이 아이폰17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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