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4-21 13:42:12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해 100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장이 더욱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5개 가상자산거래소의 투자자 수는 1825만 명에 달했다.
가상자산 보유금액(시가평가액)은 104조1000억원, 예치금은 1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지난해 10월 58조원에서 11월에는 102조6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2월에는 104조1000억원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0월 3조4000억원에서 11월 14조9000억원으로 4배 가량 급증했으며, 12월에는 17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한은은 "지난해 1월 미국과 4월 홍콩 등 주요국의 가상자산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 규제법안(MiCA) 시행 등 규제 불확실성 해소로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상자산에 우호적 입장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된 후 투자심리 호전으로 예치금, 보유금액 및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7월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중심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다.
같은 해 11월 출범한 가상자산위원회를 중심으로 2단계 입법 논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확대, 스테이블코인 규제체계 수립 등 주요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지급수단적 특성을 내재하고 있다"며 "광범위하게 발행·유통돼 법정통화를 대체하는 지급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통화정책, 금융안정, 지급결제 등 중앙은행 정책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별도 규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병목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외부 충격으로 스테이블코인 가치가 법정화폐 가치에 정확히 1대 1로 연동되지 않고 가치가 축소될 경우 상환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발행 기관은 예금을 대거 인출해서 대응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상자산위원회 등 향후 진행될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해 중앙은행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에 의견을 제시하고,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바람직한 지급결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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