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2-26 13:42:27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다음 주 초 차기 회장 후보를 최종 선정한다. 임종룡 현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9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이날 회의에서 압축된 후보군 4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뒤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후보군에는 임종룡 현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 내부 인사 2명, 외부 출신 인사 2명이 포함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10월 말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이후 10명의 롱리스트를 선정했고, 지난달 1일 면접을 거쳐 현재의 숏리스트 4명으로 압축했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인사는 이사회 결의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종합금융지주 체제 구축이라는 가시적 성과와 함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우리투자증권을 재가동하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잇따라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그룹 내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2022년 약 16.1%에서 올해 3분기 약 18%로 상승했다.
재무 실적도 개선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약 2조7964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023년 말 11.9%에서 올해 3분기 12.9%로 1%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비슷한 시기 임기가 만료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 회장,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등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한 것도 임 회장 연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최근 발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융당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며 금융권 연임 풍토를 비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이사회의 독립성이 크게 미흡해 벌어지는 부분"이라며 "금융지주의 경우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임추위의 구조적 공정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돼 특정 인물이나 단일 주체가 절차를 주도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7명 중 4명은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푸본그룹·유진PE 등 과점주주가 추천한 인사들이다.
다만, 우리금융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임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독립성 논란도 제기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NH농협금융 회장을 거쳐 우리금융에 왔기에 사실상 외부 출신"이라며 "한 번의 연임을 이너서클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2013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NH농협금융 회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3월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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