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 동결…"금리 인상 논의 단계 아냐"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1-27 13:57:4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인하와 동결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제기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현시점은 금리 인상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현시점과 3개월 뒤 전망을 논의할 때, 금통위원 중 어느 분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 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은 '인하 가능성 개방'과 '동결' 의견이 각각 3명씩으로 나뉘었다. 지난 10월 회의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4명, '동결'이 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동결 쪽으로 1명이 이동하며 의견이 균형을 이룬 셈이다.

동결 가능성을 제시한 위원들은 환율 변동성 확대와 물가 상승 우려를 근거로 들었다. 반면 인하 가능성을 주장한 위원들은 성장 경로의 상·하방 위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에 대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도 3명이나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3대 3으로 의견이 갈린 것은 인하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데이터를 보며 판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싱가포르 강연에서 언급한 '정책 전환' 발언이 금리 인상 시사로 해석된 것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국면에서 상황이 변하면 다시 동결하거나 인상할 수도 있다는 일반론적인 설명이었다"며 "금리 인하 기간에서 인상으로 전환하는 데는 통상 평균 12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 인하하다가 갑자기 인상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지난번 언급했듯이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중립 금리' 수준에 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수준보다 금리가 과도하게 급등한다면 단순매입이나 공개시장운영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로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신 위원은 지난 8월과 10월에 이어 3회 연속 인하 소수의견을 낸 것이다.

고환율로 인한 금융위기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총재는 "과거 외채가 많았을 때와 달리 시장에서 금융위기를 얘기하지 않는 것처럼 외환시장 불안은 없다"면서도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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