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최창원 SK가스, 3조원 내부거래 논란…'투명 경영' 선언 어디갔나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1-13 14:01:01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SK그룹이 연일 '고강도 쇄신'과 '투명 경영'을 외치며 체질 개선을 독려하는 가운데, 그룹 리밸런싱의 컨트롤타워인 최창원 의장의 지배력 아래 있는 SK가스가 대규모 내부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다.


13일 뉴스필드에 따르면 SK가스는 올해 계열사들과 3조 원이 넘는 상품·용역 거래를 예정하고, 이 중 7건 모두 경쟁 입찰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SK가스의 2026년 계열사 간 매출 거래 예정액은 약 2조 92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액(약 4조 6792억 원)의 6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처럼 내부거래에 의존한 수익은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의 배당 수익으로 직결되며, 지난해 SK디스커버리의 별도 영업수익(약 620억 원) 중 SK가스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3.5%를 상회했다.

이는 내부거래를 통한 수익이 오너 일가의 지배력 유지로 이어지는 자금 순환 구조가 고착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SK에너지와의 LPG 매매 거래가 1조 7140억 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자회사 울산GPS와의 연료 공급 거래가 9294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거래의 투명성이다. SK가스는 7건의 대규모 거래 계약 체결 방식으로 모두 '수의계약'을 선택했다.

공시 서류상 거래 사유로는 '기존 인프라 활용의 효율성', 'LPG 수급의 안정성' 등이 기재됐으나, 수조 원대 거래에서 제3자 가격 검증 과정인 '경쟁 입찰'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수차례 이사회의 독립성과 감시 기능 강화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SK가스 이사회는 지난해 총 12차례 개최되는 동안 사외이사들의 안건 찬성률이 100%였다.

수조 원대 내부거래 안건은 물론, 배당 결정 등 민감한 사안에서도 '반대'나 '보류' 의견은 단 한 건도 기록되지 않았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만 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창원 부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돈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리밸런싱)'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사 SK디스커버리의 수익 구조는 독자적인 사업 경쟁력보다는 SK가스 배당금에 80% 이상 의존하는 형태다.

SK디스커버리는 SK가스 지분 72.2%를 보유하고 있으며, SK가스가 지급한 현금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SK디스커버리로 흘러 들어간다.

정작 본인의 지배구조 정점인 SK디스커버리 산하에서는 리밸런싱 칼날은 무뎌진 셈이다.

이는 그룹 쇄신의 당위성을 훼손하고 지배주주의 도덕적 해이를 노출하는 거버넌스 리스크로 지적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