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한전·한수원, 원전 수출 협력 미흡…정보 거부·인력 철수"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5-07 13:35:11

UAE 바라카 원전 3호기. (사진=한전)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외 원전 수출 과정에서 정보를 통제하고 파견 인력을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등 심각한 엇박자를 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7일 공개한 한수원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원전 수출 사업에서 한수원은 10개 부서 567명, 한전은 6개 부서 216명을 각각 운영하며 기능을 중복 수행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양 기관이 명확한 협력 기준 없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보 공유와 인력·기술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는 입찰·협상 과정의 비효율은 물론 국가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우디 원전 사업에서는 한수원이 공동 주계약자 지위를 요구하다 이견이 발생해 2022년 4월부터 협력에 차질을 빚었다.

체코 사업 추진 당시 한전은 한수원 측에 아랍에미리트(UAE) 사업비 정보 공유를 거부했고, 반대로 한수원은 한전의 UAE 사업 관련 파견 인력을 일방적으로 대규모 철수시킨 데 이어 사우디 사업에서도 기술 및 인력 제공에 소극적으로 나섰다.

한수원이 발주처와의 보도유예(엠바고) 합의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례도 확인됐다.

앞서 두 기관은 UAE 사업과 관련해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 부담을 두고 국제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감사원은 협업 기준을 명시한 양해각서(MOU) 체결, 원전수출협의회의 조정기능 강화, 모회사인 한전의 한수원 주요 의사 결정 참여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기능 분담형 조정'이나 '별도 원전수출 전담 기관 설립' 등 거버넌스 개편 검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번 감사 결과 공개에서 한미 정부 간 외교관계와 관련된 일부 내용은 비공개 처리됐다.

감사원은 한수원의 방만 경영 실태도 적발했다. 한수원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직원 2400명이 속초·수안보·제주 생활연수원을 총 7125일간 휴양 목적으로 이용했음에도 이를 '교육'으로 처리해 경비 23억원을 부당 집행했다.

또한 이사회 의결 없이 미국 육상풍력발전사업 투자 과정에서 자회사에 채무 보증을 섰다가 144억원의 미회수 구상금이 발생한 사실도 드러나 관련자 주의 조치가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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