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용진 스타벅스 사과 “각자 생각 다를 수 있어”…역사적 비극, 취향이나 견해 영역 아니야

‘진정성’ 대신 ‘리스크 관리’가 보인 이유
현장 직원 방패 삼은 ‘감성적 책임 분산’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5-26 13:38:43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 논란과 관련,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5·18 민주화운동 및 박종철 열사 유가족, 그리고 광주 시민과 국민을 향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용진 회장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없었다. <2026년 5월 26일자 정용진,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고개 숙여 사죄…"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전문] 참고기사>


사과문 문맥 곳곳에서 발견되는 ‘책임 회피’와 ‘국면 전환용 메시지’로 인해 사과의 진정성이 퇴색됐다.

가장 큰 논란이 되는 대목은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같다”는 구절이다.

이 문구는 갈등을 봉합하고, 대통합을 도모하는 수사로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이번 스타벅스의 5.18 폄훼 마케팅 논란은 개인의 견해나 취향 차이로 치부할 수 있지 않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거대한 비극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인 5·18 민주화운동과 민주 열사들에 대한 인식 문제다.

헌법적 가치와 직결된 역사적 사실을 마케팅에 이용한 것이다.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라는 취향 영역의 접근이 애초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생각의 다름’이 아닌 ‘생각의 틀림’이다.  

 

(사진=연합뉴스)


또 이런 사과문은 단순 해프닝으로 축소하려는 무의식적 자기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정용진 회장은 사과문 후반부에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이제 사과했으니 이 일은 털고 미래로 가자”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엿볼 수 있다. 대중에게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의 조급함으로 읽힐 여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진정한 반성이라면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대중의 비판을 묵묵히 감내하겠다는 자숙의 태도가 먼저다.


(사진=연합뉴스)

사과문 중 상당 부분은 현장 직원(파트너)들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데 할애됐다. “성실한 직장인일 뿐인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달라”는 호소다.

당연히 경영자 입장에서 현장 직원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긍정적 메시지로 볼 수 있지만, 부정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과문이라는 맥락 안에서 교묘한 ‘시선 돌리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감성적 호소는 불매운동이나 비판 여론을 ‘현장의 약자를 괴롭히는 거친 분노’처럼 프레임화할 수 있다는 것.

직원들을 감정적 방패막이로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정용진 회장은 사과문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강한 어조로 시작했지만, 결국 생각의 차이, 미래 세대, 직원 보호라는 거대 담론 뒤에 실질적인 변화나 약속은 없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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