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강한승·헤롤드, 쿠팡 1400억 과징금·검찰 고발 결과에 책임지고 물러나나

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 2024-06-14 13:31:20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국내 1위 이커머스 회사인 쿠팡이 알고리즘 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원 천문학적인 과징금과 검찰 고발을 당하게 됐습니다.

알파경제는 지난 3월에 이미 쿠팡의 해당 불공정거래행위를 단독 보도한 바 있습니다. <2024년 3월 18일자 [단독] 공정위, 쿠팡에 ‘2천억원 대 과징금’ 부과 유력...하도급갑질·알고리즘 조작 참고기사>

당시 쿠팡은 해당 기사 취재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이후 쿠팡 담당 변호사로부터 “우리(쿠팡)가 아니라면 아닌 것이니 기사를 내리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기사 내용 확인을 위한 취재 질문과 전혀 동떨어진 답변을 내놨고, 윽박지르는 듯 찍어 누르는 태도에 당황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기자의 귀를 의심케 한 건 ‘쿠팡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는 대응이었습니다. 이 같은 대응을 보며 쿠팡 기업 내부에 뿌리 깊게 박힌 유아독존식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었죠.

공정위 발표가 나자 쿠팡 측은 "유통 업체가 옳다고 사업적으로 판단하면 인정해 줘야 한다"며 "(이번 공정위 심의는) PB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라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쿠팡은 공정위로부터 PB상품의 알고리즘 조작 등이 적발됐고, 검찰 고발까지 당하면서 강한승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강한승 대표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정말로 억울하고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적극 반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직원들을 동원해 자사 PB상품의 후기를 대량으로 작성하고, 자사 제품을 상단에 노출시켜 수익을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의 최종 결정자는 아마도 강한승 대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파경제 취재결과 쿠팡은 거대한 로펌처럼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정도고 법률가들이 조직 곳곳에 배속돼 있는 회사입니다. <2024년 3월 25일자 [단독] 쿠팡, 사내 변호사 위주로 사업 보고체계 운영해왔다..법 검토 후 고소·고발·신고 참고기사>

모든 사업에 대한 결정은 법과 원칙을 따라 이뤄진다는 인식이 만연해 보였습니다.

이런 특이한 조직 구조로 인해 법무총괄 격인 헤롤드 로저스의 권한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공정위 과징금 제재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겁니다.

좀 더 면밀한 법적 검토가 이뤄졌다면 무리하게 임직원을 동원해 리뷰를 작성하고, 자사 PB 상품을 상단에 올리는 부정행위를 범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일단 쿠팡은 공정위에 대한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소송의 경우 적게는 2년에서 4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법무총괄 헤롤드는 자연스럽게 본인 자리를 지킬 공산이 큽니다.

판사 출신이라서 법과 원칙만 지켜왔다고 항변한 강한승 대표나, 공정위 결정에 즉각 반발하면서 행정소송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헤롤드나, 회사를 위기로 빠뜨린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가 없다는 듯 법정서 시비를 가리자는 태도입니다.

특히 쿠팡의 해명자료를 보면 공정위의 제재로 인해 로켓배송 불가와 전국 로켓배송을 위한 투자도 철회한다고 으름장을 놨는데요.

공정위가 PB상품의 알고리즘 조작을 문제 삼은 것과 로켓배송 불가가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간 쿠팡을 이용해온 소비자에게 모든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며, 마치 협박하는 듯한 뉘앙스로 들려왔습니다.

사업은 필요에 따라 목표했던 결정을 뒤집는 건 기업의 선택입니다. 다만, 소비자를 볼모로 잡는 듯한 기업의 태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되묻게 됩니다.

어쨌든 사상 초유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로 쿠팡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 순간 최고 경영자 강한승 대표 등 쿠팡 수뇌부의 책임지는 자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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