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필요…자본규제 훼손 우려"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07-02 13:33:3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가공식품, 주거비 등 생활물가 평가와 향후 주요물가 동인 점검'을 주제로 열린 2025 상반기 물가 설명회에 참석해 물가 상승 요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자본 유출입 관리 규제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중앙은행 포럼 정책토론에 참석해 "규제되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환전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류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함께 참석했다.

이 총재는 "최근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많은 핀테크 기업과 스테이블코인 지지자들이 한국 정부에 비은행 기관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은은 시중은행과 예금토큰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구가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술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신기술로 불규칙한 거래를 식별하고 고객 확인을 준수하며 이상 거래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내로우 뱅킹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한은의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 당국과 함께 이러한 규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우려 표명에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파월 의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화폐는 공공재이고, 중앙은행은 이 공공재를 지키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매우 강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 인하 기조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고, 지금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며 "성장률을 고려해 계속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수도권 지역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추가 금리 인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금융안정 문제를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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