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처럼 달라"…삼성 13개 계열사 노조, 성과급 개선 촉구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9-30 13:26:06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투명한 성과급 제도로의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노조연대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삼성 계열사 노동조합들이 현행 성과급 제도의 전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와 지급 방식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연대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울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13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 측은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 방식의 성과급 산정이 직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투자금 등 자본비용을 뺀 수치다. 영업이익 규모가 커도 비용 지출이 많으면 성과급이 줄어드는 구조다.

오상훈 삼성노조연대 의장은 "회사가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결과만 통보하고 있다"며 "성과급이 얼마나 어떻게 지급될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들어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성과급 제도 중 하나인 초과이익분배금의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노조 측은 "SK하이닉스는 직원과 상생·화합하는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성과급 기준을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 기준으로 변경하고 상한 없이 지급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회사 간 성과급 격차 문제도 제기됐다. 노조는 같은 그룹 내에서도 계열사에 따라 성과급 지급 수준이 크게 다르다며, 이런 차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현재 연봉의 일정 비율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실적에 따라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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