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환율 1500원 되면 물가 0.24%p↑…물가안정목표 수준 유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4-29 13:23:32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올해 달러·원 환율이 1500원 부근까지 상승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상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9일 '최근의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상승하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웃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50개국 약 1만개 품목의 무역통계 자료를 활용해 원·달러 환율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강달러 현상으로 인한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변동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수입품 가격은 같은 분기에 0.49%p 오르지만 1년 누적으로는 0.25%p로 상승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국내 요인으로 환율이 1%p 오르면 수입품 가격은 같은 분기에 0.58%p 상승하고 1년 누적 기준으로는 0.68%p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김준형 KDI 연구위원은 "달러로 결제되는 수입품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원화 기준 수입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지속적으로 수입품의 달러 가격이 하락하면서 달러화 요인에 따른 환율 영향은 점차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를 보였다. 미 달러화 요인으로 환율이 1%p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같은 분기에 0.04%p, 1년 누적으로는 0.07%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내 요인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같은 분기에 0.04%p 오르고 1년 누적으로는 0.13%p 상승해 물가 압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KDI는 2024년 2분기 원·달러 환율이 국내 요인으로 1,500원까지 상승하면 4분기 소비자물가가 1분기보다 0.24%p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강달러 영향으로 환율이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분기에 0.19%p까지 상승한 뒤 그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한 가운데 수요 압력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부근까지 상승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2분기 환율이 국내 요인으로 1400원까지 하락하면 4분기 물가는 1분기보다 0.44%p 하락하고 내년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 요인으로 환율이 1400원까지 하락하면 4분기 물가는 0.29%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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