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 2025-03-25 13:17:00
[알파경제=영상제작국] 우리금융지주가 전 회장 일가의 부당 대출과 관련한 내부통제 실패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으로 강등됐습니다.
그러나 더 큰 논란은 비공개가 원칙인 평가 결과가 우리금융지주에 공식 통보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는 점입니다.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를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이 오히려 금융기관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 "내부통제" 강조하는 금감원, 정작 자체 정보 관리는 '구멍'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러나 이번 우리금융지주 평가 결과는 해당 기관과 금융위원회에 공식 통보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지난 17일 일부 언론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감원은 특이하게도 곧바로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아직 통보되지 않았으며 이번 주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추측성 기사들이 나온 것은 말 그대로 추측성 기사일 뿐, 어디서 관련 내용을 입수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보도설명자료에서 "이번 주 중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언론 보도를 확인해 준 셈이 됐습니다.
◇ 석 달 만에 '졸속 심사' 논란
경영실태평가 속도도 이례적이었다고 합니다. 금감원이 정기 검사를 마치고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기까지 통상 1년 안팎이 걸리는데요,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정기 검사가 종료된 지 3개월 만에 등급이 결정되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건의 등급 산정이 필요했는데 직전 등급이 21년도 자료였다"며 "최근 자료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검사 결과에 '매운맛'을 예고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낸 후 단기간에 등급이 결정되면서 '결론이 정해진 상태에서 평가가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 부당대출 감시 실패에서 정보 유출까지
이번 사태는 금감원이 금융기관의 내부통제를 강조하면서도 자신들의 감독 의무는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금융에 대한 금감원의 종합검사가 진행된 시점에도 부당대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전 회장 처남 관련 A법인의 대출 건을 핵심 사건으로 지목했습니다.
무엇보다 손태승 전 회장에게 처남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최초 보고된 시점은 2018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금감원에도 관련 제보와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지만 조사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번 우리금융지주 사례는 금융 감독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위험을 미리 다스리는 방패 역할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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