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6-26 07:00:35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코스피가 강력한 상승 바람을 타며 3100선을 상향 돌파했다.
직접적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하락으로 꼽힌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조심스럽고 위태롭지만 결국 휴전에 합의하는 모양새로 중동 리스크가 소강 상태에 들어서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 달러 약세, 외국인 매수, 정책 효과 등이 주가 상승 배경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에 더 중요했던 변수는 6월 S&P Global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 발표"라고 강조했다.
6월 종합 지수는 52.8로 전월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PMI를 고려한 2분기 미국 성장률 예상은 1.3%로 전분기대비 회복세이지만 잠재 수준을 하회한다.
제조업과 서비스는 6월 각각 52.0, 53.1로 전월과 유사하거나 소폭 하락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사실은 관세 부과에 따른 제조업 경기 급랭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제조업 재고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관세에 따른 광범위한 재화 물가 상승을 다소 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인플레이션 위험은 전월에 비해 높아졌다. 4% 인플레이션과 유사한 세부 숫자다.
결론적으로 6월 PMI 데이터는 당장의 급격한 경기 하강 가능성을 낮추지만 3분기 중 인플레 재발, 후행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동시에 높인다.
주식시장은 인플레 위험보다 경기 회복에 우선 반응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 유입도 우호적 변수다. 특히 연초 이후 추세적으로 약달러 기조가 나타나면서 미국 외 지역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자금 흐름이 발생 중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아직 추세적이지 않지만 추가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외국인 순매수는 시가총액과 비교했을 때 아직 패시브 형태를 띠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추진 역시 이번 강세장의 핵심 요인이다.
상법 개정, 배당 분리 과세 등 포괄적이고 과감한 정책들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다만, 정책만으로 코스피가 1000pt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분명히 정부 정책은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매크로 환경에서의 증시 핵심 동력은 달러 약세로 코스피는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 국면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은택 연구원은 "이는 ‘기업이익 증가’ 때문이 아니라, 달러약세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를촉발하기 때문"이라며 "지금부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이끌 ‘저PBR’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AI, 산업재, 유틸리티 여전히 중요
신한투자증권은 산적한 이슈와 개인 수급 방점을 고려 시 AI, 산업재, 유틸리티 여전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24일, 외국인 순매수가 IT에 집중되면서 산업재 등 기존 주도주를 순매도했는데 외국인 순매수가 상대적으로 못 오른 대형주 전환 신호일지, 기존 주도주에 계속 집중해야할지에 고민인 시점이란 조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피를 패시브 형태로 순매수하기 위해서는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이른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3분기에는 산적한 이슈들이 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실질 소비감소 위험이다.
국내 주식시장 대형주는 주로 미국 소비를 지원한다. 대미 수출 중심 품목들은 약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데 반도체가 관세 부과 전 선전 중이지만 가전, 자동차는 약화된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주식시장 중심 구도가 대형주보다 기존 주도주(AI, 산업재, 유틸리티 등)에 가까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보다 더 든든한 수급 주체는 개인투자자다.
노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 상승 성격을 잉여 유동성 랠리"라며 "2020~2021년과 유사하게 흘러간다면 중심은 개인 투자자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시장 신용과 은행 대출 태도를 고려했을 때 추가 유동성 유입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개인 투자자가 바닥에서 비중을 확대한 업종은 기계, 에너지, 운송, 헬스케어, 상사/자본재, 비철이다.
중동 리스크 관련한 업종을 제외하면 기계, 방산에 헬스케어를 덧붙인 모양새로 반면 반도체, 자동차를 뚜렷하게 선호하지는 않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 연구원은 "현재는 펀더멘털과 수급 관점에서 판단했을 때 기존 주도주에 힘을 싣는 모양새로 대형주 확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명백히 단기 과열권에 진입한 상태로 언제 조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며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재개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가을에는 리스크 요인이 많으나 겨울~내년 상반기엔 위험선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위협이 재개되더라도, 연준은 4분기엔 금리인하를 선언할 것이며 인하 시점이 늦어진 만큼 인하 폭은 클 것이란 예상이다.
연말연초에는 관세 전쟁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세 이슈를 더 끌고 가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종 전략으로는 대표적인 저 PBR주인 증권, 은행과 보험주를 탑픽으로 꼽았고 원전과 방산도 관심 대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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