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기자
star@alphabiz.co.kr | 2026-02-19 13:05:56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가수 송가인이 이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연을 비자 발급 지연으로 연기하면서, 한국 예술가들의 미국 공연 차질 사례가 또다시 발생했다.
소속사 제이지스타는 19일 송가인이 지난 14∼15일 LA 페창가 씨어터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콘서트 '가인달 더(The) 차오르다'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제이지스타 관계자는 "공연에 필요한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공연을 열지 못했다"며 "미국 현지 대관 업체가 일정을 다시 잡으면 비자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연예인의 미국 공연이 비자 문제로 무산되는 사례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은 지난해 크로스오버 그룹 '프로젝트 난장'의 미국 공연을 추진했으나 일부 팀원의 비자 문제로 공연이 취소됐다. 웅산은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출연료를 포기하고서라도 가겠다는 마음이었는데 비자 등의 문제로 좌절됐다"고 밝혔다.
밴드 자우림 역시 지난해 뉴욕 콘서트를 행정적 지연을 이유로 잠정 연기했으며, 방송인 김창옥도 LA에서 예정됐던 '김창옥쇼' 녹화를 비자 문제로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예술가들이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보도에서 최근 몇 년간 비자 신청 비용이 증가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입국 금지 조치 등으로 비자 발급 장벽을 높이면서 외국 예술가들의 미국 공연 포기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 말리 출신 멤버가 다수인 록밴드 티나리웬은 트럼프 행정부가 말리를 포함한 19개국을 입국 금지 대상으로 분류하면서 북미 투어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올해 초 뉴욕 연극 축제에 참여하려던 영국 극단 '쿼런틴'은 스태프 중 2명이 나이지리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
공연 예술가의 이민·비자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매튜 코비 변호사는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공연예술전문가협회 행사에서 "올해 미국을 찾는 해외 공연자 수가 2024년과 비교해 3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자 발급 지연과 거부 사례가 증가하면서 예술가들의 국제 교류와 문화 다양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공연 예술 시장의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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