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성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09-11 12:59:17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준비에 돌입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근 미국 원정 A매치 평가전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보완해야 할 과제들을 안고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멕시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번 원정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치른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2-0으로 승리하며, 한국(FIFA 랭킹 23위)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북중미 강호들을 상대로 1승 1무의 무패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상대들은 올해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에서 우승(멕시코) 및 준우승(미국)을 차지한 팀들로, 월드컵 공동 개최국으로서 전력이 탄탄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결과와 좋은 경기력을 동시에 얻고, 강한 상대를 맞아 준비한 전술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이번 2연전은 이러한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와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번 원정에서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는 월드컵 대비 전술로 가동된 스리백의 가능성을 확인한 점이다. 대표팀은 이미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스리백을 시험했지만, 당시에는 K리거와 J리거 중심으로 구성되어 완성도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해외파가 합류하면서 스리백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특히 수비의 중심이자 빌드업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스리백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안정감을 더했다. 스리백은 강팀과의 경기에 대비한 플랜A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였으나, 체력 저하 시 집중력 저하와 지나치게 내려앉는 수비 전개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되었다.
공격에서는 '캡틴' 손흥민(LAFC)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하는 '손톱' 전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무대를 옮긴 후 첫 평가전을 치르며 시차 적응 부담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전방 압박에서도 활약했다.
멕시코전에서는 교체 투입되어 동점 골을 터뜨리며 답답했던 공격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대표팀은 두 경기 모두 멀티 득점을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이 무산된 직후 합류한 오현규(헹크)는 멕시코전에서 역전 골을 기록하며 공격 옵션의 다양성을 더했다.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부상으로 공백이 우려되었던 중원에는 새로운 젊은 피가 등장하여 활력을 불어넣었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미국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며, 멕시코전에서는 선발 출전하여 전반을 소화했다.
카스트로프는 투쟁적이고 활동량 넘치는 플레이로 적극성과 집중력을 보여주며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미국전 백승호-김진규 조합, 멕시코전 카스트로프-박용우 조합 등 선발 미드필더 조합에 따라 경기력 차이가 나타나, 황인범 복귀 후 최적의 조합을 찾는 과제가 남았다.
이번 미국 원정은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기회가 되었다. 도시 간 이동, 시차, 다양한 날씨, 그리고 상반된 응원 분위기를 경험하며 실질적인 월드컵 준비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또한, 미국 방문을 계기로 월드컵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답사하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체계적인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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