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3-28 07:00:58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현지시각 기준 26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4월 2일부터 발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1기에 세운 USMCA 규정도(멕시코와 캐나다산에는 규정 충족 시, 무관세 혜택 유지) 파기할 것을 시사하며 멕시코산에도 25%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관세 면제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해야할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항구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협상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향후 협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 신차 수요 감소 불가피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차 판매 중 수입차 비중은 약 50% 정도로 완성차 업체들이 25% 관세 부담을 일부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관세에 따라 최소 신차 가격은 20% 내외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며, 신차 구입 부담 증가에 따라 미국 신차 수요 위축이 전망된다.
미국 신차 수요는 팬데믹 이전 1700~1800만 대를 하회한 1600만 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 이러한 관세는 미국 신차 수요 회복 지연 요인이란 분석이다.
문용권 연구원은 "다만, 신차 가격 상승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중고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는 카맥스(Carmax)와 같은 미국 중고차 업체에게는 일부 수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부품은 일단 관세 대상에서 면제된다.
단, 이는 향후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데, 백악관은 미국 상무부 장관이 미국산 외 부품(non-U.S. content)에 대한 관세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부품은 관세 대상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업 이익 민감도 분석
한국 완성차들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중 수입산 비중이 가장 높다.
현대차의 210억 달러 투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는 관세가 없다라고 언급했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산 원재료로 구성되고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상품에 국한되는 것으로,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여전히 관세 대상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부품 관세율이 최종적으로 25%로 확정되지는 않겠으나 워스트 케이스(worst-case) 시나리오(한국산 15%, 멕시코산 25%) 가정 시, 가장 크게 수익성이 하락하는 기업은 넥센타이어, 한온시스템, 금호타이어, 현대위아, 현대차, 기아, 한국타이어, HL만도, 현대모비스 순"으로 꼽았다.
시장은 정밀한 관세율 예측을 통해 자동차 업종 주가를 전망하려고 하나, 이는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 당시에도 결국 자동차 관세는 0%로 마무리되었으나, 자동차 업종은 불확실성에 시달리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으로 기록되었다.
김창호 연구원은 "특히, 트럼프 1기 초반에 자동차 업종 수익률이 저조했는데, 2기도 마찬가지"라며 "임기 초반에 트럼프에 굳이 맞설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미국 판매 중 수입산 비중은 현대차 약 68%, 기아 64%로, 미국 시장 평균인 50% 대비 수입차 의존도가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 미국 판매 중 한국산 비중은 67%, 멕시코산 비중은 0.4%이며, 기아 미국 판매 중 한국산은 45%, 멕시코산은 18%다.
이에 따라 관세 회피를 위해서는 미국 공장 생산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분석이다.
2024 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 미국 생산능력은 각각 37만 대, 33만 대인데, 조지아 메타플랜트(최대 50 만대)완공에 따라 현대차 생산능력은 67 만대, 기아 53 만대, 도합 120 만대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4 년 현대차, 기아 미국 판매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각각 91 만대, 80 만대), 미국 현지화 비중은 현대차 74%, 기아 66%까지 확대 가능하기 때문에 관세 영향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한국산 자동차 수출과 자동차 생산이다.
발표처럼 모든 수입차, 즉 한국산 자동차도 관세 대상에 포함된다면, 국내 자동차 수출과 생산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4년 기준, 현대차 국내 수출(118 만대) 중 미국향은 64 만대(비중 54%)이며, 기아 국내 수출(101 만대) 중 미국향은 38 만대(비중 38%)다.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수록, 국내 공장의 미국향 수출 감소는 불가피한데, 이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 5위에서 7위로 떨어진 한국 자동차 생산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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