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6-03-31 08:00:24
[알파경제 = 박남숙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글로벌 증시가 동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30조원에 이르는 역대 월별 최대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투심 악화에 고환율 우려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심리는 극단적 공포로 악재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미국의 이란 전략시설 타격 유예 5일이 임박한 경계감과, 딥시크(DeepSeek)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터보퀀트(TurboQuant) 발표가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아직은 알고리즘 공개 단계로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AI 확산 및 전체 데이터 처리 증가에 오히려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에도 매도의 재료로 작용을 하면서 한국이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다만, 지난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역대급 주간 투매에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 외국인 매도에도 지분율은 증가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0조 원이나 순매도했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이 집중 매도한 것은 반도체와 자동차로 69조 원에 달한다. 이 둘을 빼면 나머지 업종은 오히려 9조 원 순매수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핵심은 애초에 외국인들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집중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그런데 이들 업종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포트폴리오 쏠림 방지를 위해 리밸런싱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매도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 속도가 더 빠르니 보유한 가치는 더 늘었다는 해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렇게 보면 여전히 보유비중이 과대해서 추가 리밸런싱을 위한 매도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외국인 매도에 큰 의미 둘 필요 없어"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매도한 자동차를 보면, 자동차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가치 투자자 (value fund)’가 많이 투자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KB증권에 따르면, 자동차의 밸류에이션은 작년에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초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 공개와 피지컬AI 기대가 폭발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가치투자자들에겐 매도 사유가 발생했다는 해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을 비관적으로 생각해서 파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며 "외국인 매도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세 번의 강세장 (BRICs, 팬데믹, 현재)에서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끌어올린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모두 외국인이 매도했지만 코스피는 급등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설사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외국인이 살지, 팔지를 전망할 방법은 없다"며 "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이 없는데 전망까지 불가능하다면, 외국인 매매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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