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 2026-03-23 09:00:12
[알파경제 = 영상제작국] 실물 증권의 물리적 이동을 배제하고 전자적 기록으로 소유권을 증명하는 체계가 현대 자본 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 자본 시장의 신뢰와 효율성을 지탱하는 핵심 기제인 '부동화'와 '무권화'는 실물 증권 중심의 거래 체계를 디지털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한 금융 혁신의 산물로 평가받는다.
부동화(Immobilization)는 실물 증권을 중앙예탁기관에 집중 보관함으로써 매매 시 실물의 이동 없이 장부상 기재만으로 권리를 이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무권화(Dematerialization)는 증권의 실물 자체를 발행하지 않고 전자적 장부에 등록함으로써 증권에 관한 권리를 창설, 이전, 행사하는 고도화된 형태를 뜻한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의 전통적 방식인 실물 발행(Physical Issuance)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실물 발행 체제에서는 증권의 소유권을 이전하기 위해 종이 증서를 직접 인도해야 했으나, 이는 분실 및 도난의 위험이 상존하고 막대한 행정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부동화와 무권화는 이러한 물리적 제약을 제거하여 거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결제 불이행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사적으로 이 제도의 도입은 1960년대 후반 미국 월스트리트가 직면했던 '서류 위기(Paperwork Crisis)'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종이 증권 처리 업무가 마비되자, 금융 당국은 증권을 한곳에 묶어두는 부동화 단계를 거쳐 아예 종이를 없애는 무권화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한국 역시 1974년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신인 한국증권대체결제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부동화를 시작했고, 2019년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시행을 통해 본격적인 무권화 시대를 열었다.
금융 역사에서 흥미로운 사건으로는 1960년대 뉴욕증권거래소가 서류 처리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마다 시장 문을 닫았던 사례가 꼽힌다. 당시 "종이 더미에 파묻혀 죽을 지경"이라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던 행정 마비는 결국 중앙예탁기관의 설립과 증권 부동화라는 현대적 결제 시스템을 탄생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향후 자본 시장은 무권화를 넘어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토큰 증권(Security Token)의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전문가들은 기존의 중앙 집중형 전자 장부 방식이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결제 시스템으로 진화하면서, 자산의 유동화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거래 비용은 추가로 절감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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