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AI 거품론 불안 속 기술주 변동성 감내해야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12-16 08:00:33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에서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났다. IT를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벤치마크와 달리 부진했다.

 

오라클에 이어 브로드컴도 AI 산업과 관련해 불확실성을 키운 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브로드컴은 예상을 상회하는 주당순이익(EPS)과 전기보다 개선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AI 사업 총마진이 이외 사업보다 낮다는 CEO 발언에 급락했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대형주는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 가격 부담 업종, 선제적 비중 조정 필요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도 특이한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시장금리 하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장기금리는 상승하고 수익률 곡선은 스티프닝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단기금리는 새로운 자산매입정책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장기금리는 재정 확대,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지금처럼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는 국내 시장금리도 동일한 방향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알다시피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평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현재 금리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가격 부담이 발생하고 있는 일부 업종은 조정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이는 업종 순환매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업종 비중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 美 IT 약세로 한국 반도체도 흔들릴 가능성..장기적 인내 필요

미국 IT 약세로 한국 반도체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대응 측면에서는 비중 전체를 비울 필요는 없다"며 "반도체 업종은 높아진 이익을 토대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오히려 PER 배수가 고점에 도달한 업종은 매도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대안으로 방산, 조선 등 밸류 부담이 덜한 업종을 순환매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반도체와 하드웨어 종목은 앞으로 수익성 확보가 중요해지는 구간에 놓여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브로드컴 주가를 고려하면 영업이익률을 높게 유지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진 측면에서 시장에 실망감을 일으킬 단계는 아니므로 보유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

 

(출처=한국투자증권)

 

단기 변동성 확대로 주가 흔들림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AI 산업은 반도체라는 B2B를 넘어 B2C로 확장될 것이고, 스페이스X 상장 기대로 우주 관련 산업까지 신성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확장 과정에서 S/W, 산업재, 헬스케어 업종의 부각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종 내에서 영업이익률 상승 전망, 매출보다는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높고, CAPEX보다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증가율이 높고, 매출액 대비 잉여 현금흐름 비율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