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3-27 07:00:37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 증시의 반등 트리거가 관세가 아닌 1분기 실적 시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과 기술주가 지난 2년간 끊임없이 제기했던 고밸류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바이든의 경제정책도, 연준의 유동성 주입도, 미국 경제의 호황 때문도 아닌 AI로 대변되는 기술주들이 끊임없는 호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순부터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본질적인 이유는 기대치를 하회한 4분기 실적에서 찾아야 한다"며 "M7은 이번 강세장 최초로 호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에 실패했고, 금년 주도주로 전면 부상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업종들은 높은 실적 기대를 부여받았으나 몇몇 종목들을 제외하면 이를 충족하는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 경기방어주보다 강한 경기민감주
최근 관세발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약해지면서, 상대성과 약해진 것은 경기방어주로 반면 경기민감주는 트럼프 취임 이후의 하락폭을 되돌리고 있다.
지난 화요일에도 경기민감주는 상승한 반면 경기방어주는 하락하면서 둘의 성과 차이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현재 경기민감주의 이익전망은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시기에 비해 관세 영향을 더 보수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트럼프 1기와 2기 각각 무역분쟁발 경기 둔화 우려로 주가가 전고점 대비 10% 하락했던 시기를 보면, 2기의 경기민감주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경로는 1기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파악했다.
이는 관세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 경기민감주의 반등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 1분기 예상 외 서프라이즈 기대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 트리거는 관세 같은 노이즈보다 1분기 실적 시즌으로 상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황이 그리 밝지는 않다. S&P 500 기업들의 합산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3개월동안 5.0% 하향조정됐고 경제 전망도 하향 일로다.
김성환 연구원은 "이런 가운데서도 반격을 기대케 하는 세 가지는 달러 약세와 견고한 실물지표, 그리고 주도업종의 실적 모멘텀이 예상보다 견고한 점"이라고 꼽았다.
S&P 500 기업들은 해외에서 평균 40%의 매출을 발생시킨다. 특히 빅테크들의 해외매출 비중이 높다(애플 64%, 마소 49%, 알파벳 51%, 메타 64%, 테슬라 51%).
작년 4분기말 30개월내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던 달러 인덱스는 1분기 내내 내리막을 걸으면서 3년 평균 수준으로 회귀했고 이는 해외 매출이 많은 미국의 기업이익, 특히 빅테크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보통 달러 약세는 기업이익에 6개월 후행하는데 1분기 실적 시즌에서 달러가 실적 하단을 지탱해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베이/심리 지표들은 극도로 위축되면서 1분기 컨센서스의 하향을 촉발했는데, 실물지표는 견고하게 발표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단적인 사례가 소비로, 관세 노이즈 속 심리는 깨졌지만 2020년 이후 소비심리와 실제 소비의 연관성은 많이 낮아졌고 파월 의장도 최근 이를 지적했다.
소비 여력은 고용시장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에 1분기 실적도 컨센서스가 대폭 하향된 것 대비 실제 실적은 양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주도 업종들의 실적이 중요한데, 투매를 겪은 것 대비 이들의 실적 모멘텀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김성환 연구원은 "엔비디아, 브로드컴(반도체), 팔란티어(S/W),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로빈후드(플랫폼)의 실적은 상향 조정 중"이라며 "SaaS 기업들의 경우 선수금, 청구액 증가율의 하락이 작년 하반기 멈췄고 이는 미래 실적 가시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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