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SV리그 이재영, 4년 공백 딛고 순조로운 적응

첫 선발 데뷔전 13득점 기록하며 팀 4연승 견인

박병성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10-23 12:42:26

사진 = 일본 SV리그 히메지 구단에서 뛰는 이재영 [빅토리나 히메지 구단 홈페이지 캡처]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여자 배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이재영(28)이 일본 SV리그에서 4년의 공백을 극복하고 순조로운 적응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열린 도레이 애로우즈 시가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여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3점을 기록하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3세트였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24-24 듀스 상황이 이어지자, 이재영은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소속팀 빅토리나 히메지는 개막 후 4연승을 달리며 승점 11점을 확보, 14개 팀 중 2위로 시즌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이재영은 SV리그 개막 이후 팀이 치른 4경기 중 2경기에 출전했다. 11일 오사카 마벨러스전에서는 원포인트 서버로 짧게 코트에 나서 데뷔전을 치렀으며, 18일 도레이 애로우즈 시가전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일본 SV리그는 주말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는 특성상, 히메지 구단은 이탈리아 출신 주포 카밀라 민가르디에게 휴식을 부여하기 위해 이재영을 예상보다 일찍 선발 기용했다. 이재영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낸 이재영의 출전 기회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영 측 관계자는 "구단에서 이제 점차 주전으로 기용해도 좋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팀에서도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히메지 구단은 이재영의 오랜 공백을 고려하여 충분한 적응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구단은 이재영 영입 당시 "높은 공격력과 세계 정상급 리시브 능력을 갖춘 선수로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컨디션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영은 구단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이재영은 2021년 초,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국 배구계를 떠났다. 2021년 말 그리스 여자 프로배구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입단했으나, 무릎 부상으로 인해 몇 경기 출전에 그치고 리그를 중단해야 했다. 이후 재활과 연습을 병행하며 국내 리그 복귀를 타진했으나, 비판적인 여론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긴 공백기를 깨고 이재영은 지난 7월 히메지 구단에 입단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히메지 구단의 연습량이 매우 많아 처음에는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며, "조금씩 향상되는 것이 느껴지지만 아직 예전 기량에는 미치지 못해 열심히 연습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영은 오는 25일 일본 히메지 빅토리나 윙크 체육관에서 열리는 아란마레 야마가타와의 경기를 통해 이번 시즌 처음으로 홈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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