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12-23 08:00:51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최근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 예정이라는 보도에 ‘천스닥’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을 저점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코스닥도 상승률이 높았지만 반도체, 조·방·원 등 주도주로 매수세 쏠림이 심화되면서 코스피 상승폭이 매우 두드러졌다.
하지만 최근 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코스피 조정이 나타났고 대내외 정책적 기대감과 함께 로봇,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코스닥의 키 맞추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핵심은 상장·폐지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로 꼽힌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질적 개선을 위해 상장 및 상장폐지 구조를 전면 재설계할 계획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을 전면 도입하고, 연내 AI, 에너지(ESS), 우주산업 등 3대 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기술 심사 기준을 우선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AI 분야는 세부 기술 영역별 맞춤형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분야별 자문역을 통해 상시적인 기술 전문인력을 확충한다.
한편 부실기업을 신속히 심사·퇴출하기 위해 상장폐지 심사 조직을 신설·보강하고, 코스닥 상장폐지 전담 부서를 기존 3개 팀에서 4개 팀으로 확대함으로써 성장 기업의 선별적 유입과 시장 내 질적 정화를 병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기금운용평가 기준 개선을 검토하고, 기준수익률 산정 시 코스닥지수를 일정 비율 반영하는 방안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코스닥벤처펀드의 세제혜택 한도를 현행 3천만원에서 확대하고, BDC(2026년 3월 시행 예정)에 대한 신규 세제혜택 신설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코스닥벤처펀드와 BDC에 대한 세제 및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3년 연장하고,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을 30%(기존 25%)로 확대하여 기관투자자의 안정적 진입 여건을 강화한다.
추가로 코스닥본부 인력 진단을 통해 인력 확충·재배치를 추진한다. 또한 모험자본 확대 차원에서 발행어음·IMA 인가 종투사의 코스닥 리서치보고서 확대를 유도하고 특례상장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에 대한 심사기준을 상장규정에 반영해 투자자 보호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을 보조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및 재정적 지원이 기대된다"며 "정부가 산업 현장의 로봇 규제 철폐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기대되는 상황으로 관련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빠른 AI 기술 발전, 산업구조 변화와 더불어 로봇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및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로봇 관련 기업이나 지분을 인수하며 로봇 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 로봇, 바이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 관심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 기조,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에 힘입어 올해 IPO를 추진한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에서 확정되거나 상장 직후 강세를 보이는 등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파악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상장한 프로티나는 현재 공모가 대비 약 6.8배 급등, 12월 4일 상장한 에임드바이오도 약 6.6배 상승 중이다.
연말 IPO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알지노믹스는 18일 상장 첫날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2만2500원 대비 300% 상승한 9만 원으로 포문을 열었다.
태윤선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1~2월에 강세를 보이는 코스닥 시장의 계절성, 연준 금리인하, 정책 모멘텀, 코스닥 활성화 추진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의 상승이 기대된다"며 "로봇, 바이오와 같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코스닥 지수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코스피 지수와의 수익률 차이는 여전히 31.6%p 수준"이라며 "향후 정부의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투자자 유입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반도체 기업의 CAPEX 투자 확대에 따른 코스닥 IT 업종의 실적 개선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요인이란 분석이다.
코스닥 벤처 투자는 AI, ESS, 우주 등 특례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나정환 연구원은 "부실 기업의 상장폐지 강화와 상법 개정, 공개매수 관련 법안 통과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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