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및 초혁신 경제 투자를 핵심으로 하는 성장 전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시대 조기 달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7년 전인 2018년,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 시점이 2023년으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저출산·고령화 심화, 제조업 혁신 정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목표 시점은 2027년에서 2029년 사이로 늦춰졌다.

정부는 기술 혁신을 통해 총요소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장기간 정체된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위기 및 연금 고갈과 같은 해묵은 구조 개혁 과제 해결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기술 혁신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4일 관계 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GDP 4만 달러 돌파 예상 시점은 최근 7년간 네 차례 이상 늦춰졌다.

지난 2018년 10월 국회예산정책처는 당시 기준으로 5년 뒤인 2023년에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8년 3만 달러를 넘어선 지 5년 만에 4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측이었다.

당시 이러한 전망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1인당 GDP 3만 달러 진입 후 평균 6년이 지나 4만 달러를 달성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다소 빠른 속도였다.

하지만, 2023년 4만 달러 시대는 도래하지 않았으며, 1인당 GDP 4만 달러 돌파 시점은 점차 뒤로 밀리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1년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1인당 GDP 4만 달러 진입 시점을 2028년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은 2027년에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중장기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둔다는 전제 하에 추정한 것이지만, 최근 원화 약세 기조를 고려할 때 2028년으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4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2029년에야 4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과거 '아시아의 용'으로 함께 불렸던 대만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7,430달러로, 대만(3만 8,066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3년 대만을 앞질렀던 이후 22년 만에 다시 역전을 허용할 위기에 처했음을 시사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