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04-04 12:28:32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검찰이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오영수(81)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곽형섭 김은정 강희경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오영수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연극계에서 50년을 활동한 원로로, 연극계에 발을 들인 꿈나무에게 성추행을 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가 연극계에 입지나 인맥이 없어 피해사실을 말하지 못할 것을 알고 청춘에 대한 갈망을 삐뚤어진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의 태도가 없어 중한 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영수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 및 구체성이 없으며 진술 자체도 모순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히 오영수가 피해자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에 대해 "'오징어게임'으로 화제가 됐을 때 갑자기 사과 요구를 받아 당황스러웠지만, 배우와 제작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형식적으로 사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영수는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법정에 서게 돼 부끄럽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도 추행이라고 생각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80년을 지켜온 인생이 가치 없이 무너졌다"며 "허무하고 견디기가 힘들다. 제 자리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오영수는 2017년 9월 대구의 한 산책로에서 A씨를 끌어안고, A씨의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을 맞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산책로에서 피해자의 손을 잡고 피해자 주거지를 방문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추행 혐의는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1심 재판부는 오영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에 오영수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찰 측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 역으로 출연해 국제적 명성을 얻은 오영수는 2022년 1월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오영수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6월 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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