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내부통제_신한]③신한은행, 진옥동 깐부 정상혁만 생존…부행장 7명 교체 인사 파열음 : 알파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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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alphabiz.co.kr | 2025-12-26 12:25:03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이 신년사에서 '스캔들 제로(0)'를 선언하며 내부통제를 업의 윤리이자 신뢰의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연이은 대형 금융 사고 발생으로 논점은 '사고 발생 여부'에서 '사고 이후 책임의 향방'으로 옮겨갔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 원대 운용손실 은폐, 신한은행의 17억 원 허위대출 횡령, 베트남 법인 37억 원 횡령, 신한자산신탁의 불법 거래 및 금품 수수, 신한은행의 18억 원 추가 금융 사고까지, 사건은 특정 부서가 아닌 계열사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개별 사건의 양상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명확했습니다. 첫째, 적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둘째, 사고 확인 후에도 책임이 경영진까지 닿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연임은 '사고 수습 방식'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정상혁 은행장은 2023년 2월 취임 이후 '리딩뱅크 탈환'과 '내부통제 강화 노력'을 명분으로 2024년 12월 5일, 이례적으로 2년의 임기를 보장받으며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실제로 정 행장 취임 첫해인 2023년 신한은행은 3조 67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연임 확정 이후 드러난 내부통제 실태는 이러한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압구정 지점 허위대출 횡령은 2021년 1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지속되었고, 베트남 법인 횡령 역시 정 행장 취임 직후인 2023년 3월부터 2025년 7월까지 2년 4개월간 이어진 뒤에야 적발되었습니다. 확인된 사고 금액만 약 72억 원에 달합니다.

연임 직후 신한은행은 대규모 부행장급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2024년 12월 20일 임기 만료 임원 14명 중 9명이 교체되고 10명이 신규 선임되었으며, 이어 지난 23일에는 부행장급 7명이 추가로 신규 선임되었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굵직한 부행장급 개편이 연속으로 발생한 것입니다.

이러한 인사 개편은 '쇄신'이라는 단어의 설득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최고 책임자는 연임으로 안정성을 보장받은 반면, 실무 임원진은 대대적으로 물갈이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사고가 반복된 뒤 인사가 한 번이면 '쇄신'으로 읽힐 수 있지만, 1년 사이 두 번이라면 조직은 다른 신호를 읽는다"며, "이는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을 시스템이나 구조가 아닌 특정 '라인'이나 개인에게만 돌리는 '꼬리 자르기'식 처방으로 비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상혁 행장은 신한은행에서만 35년을 근무한 '신한맨'이자 진옥동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배경과 연임 이후 두 차례의 부행장급 인사가 단행되면서, 최고 책임자는 성역으로 보호되고 아래 라인만 순환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는 비판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금융권의 회전문 인사를 두고 "똑같은 집단이 부패한 이너서클을 만들어서 돌아가며 계속 해 먹더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습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정상혁 은행장 연임 사유로 '내부통제 강화 노력'을 강조해 왔습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며 제도 정비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강화된 내부통제가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CEO의 연임이 결정되고, 대신 실무 라인만 연쇄 교체되는 모습은 "제도 마련은 면피용 명분이 되고, 실제 사고의 책임은 아래로만 흐른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전대규 변호사는 "책무구조도는 제출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사고 발생 빈도가 줄었는지, 사고 징후를 얼마나 빨리 포착했는지가 입증되어야 한다. 내부통제 강화 후에도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책무구조도는 단순한 '서류 뭉치'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계열사 대표가 교체되는 반면, 적자와 사고가 이어진 곳의 책임 라인은 유지되는 듯한 장면들은 '신상필벌'의 기준이 흔들린다는 평가를 낳고 있습니다.

내부통제의 본질은 '책임성'입니다. 인사가 그 원칙을 뒤집는 순간 내부통제는 조직 문화로 뿌리내리기 어렵습니다. 연쇄 사고가 '우연'이 아니라면, 그 다음은 '책임 설계'가 따라야 합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두 차례의 부행장급 개편을 연이어 단행하면서도 최고 책임자는 유지되었습니다. 이 구조가 '내부통제 강화'로 읽힐지, '책임 분산'으로 읽힐지는 앞으로 발생하는 내부통제 사고가 판가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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