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HMM 인수전 재도전…내부 검토 착수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2-05 12:21:24

동원산업.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2023년 HMM 인수전에서 하림그룹에 고배를 마신 동원그룹이 2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HMM 인수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경영진에게 "분위기를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2023년 HMM 1차 매각 과정에서 약 6조20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6조4000억원을 쓴 하림그룹에 2000억원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밀렸다.

하지만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지난해 2월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HMM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맞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매각 조건이 나오지 않아 내부적으로 현황을 점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HMM의 몸값은 2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주가 상승과 영구채 전환으로 인한 채권단 지분 확대 등으로 현재 기업가치는 8조~10조원대로 추산된다. 1차 매각 당시 하림그룹이 제시한 6조4000억원보다 최소 1조6000억원 이상 높아진 셈이다.

동원그룹이 HMM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종합 물류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은 이미 수산·식품 사업과 함께 동원로엑스(육상물류),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항만)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HMM의 해운 역량이 더해지면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통합 물류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원양어선 선장 출신인 김 명예회장의 해운업에 대한 애착도 이번 재도전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 명예회장은 2023년 한 행사에서 HMM 인수와 관련해 "꿈의 정점"이라며 "동원은 바다에서 이룬 회사니까 누구보다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HMM은 현재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연내 매각 작업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도 최근 HMM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인수전이 재점화될 경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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