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미·중 갈등 심화에 한국 전략사업 투자 위축"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4-06 12:14:51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반도체 등 전략사업에서 해외직접투자(FDI)를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제4장에서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 주도의 양 진영으로 갈라지는 상황이 FDI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했다.
IMF는 "조각난 세계는 더 가난한 세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며 전 세계가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진영이 나뉘는 것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5년 이내에 1%, 장기적으로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IMF는 미중 갈등으로 국가들이 공급망을 다시 자국으로 가져가는 '리쇼어링'과 믿을 수 있는 국가로 이전하는 '프렌드쇼어링'에 나서고 있음을 주목했다. 
FDI가 투자국과 지정학적 입장이 유사한, 즉 같은 블록에 속한 피투자국에 갈수록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전략산업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지정학적 갈등의 상대적 승자와 패자가 있다고 보았다. 미국의 자금은 중국과 베트남을 떠나 다른 아시아와 유럽 국가로 향했고,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와 한국은 이 과정에서 혜택을 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IMF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사진=연합뉴스)


IMF는 한국이 FDI의 주요 원천인 미국 등 선진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지적학적 갈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전략사업에서는 한국도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IMF는 "전략사업은 리쇼어링(생산시설복귀) 경향이 강하다”며 “외교 관계가 좋고, 다른 국가가 투자처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공급망을 자국에 두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IMF는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 주도 블록으로 분열돼 양 진영 간 투자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가정하고서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성장이 2%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 감소는 신흥국 중심인 중국 블록에서 더 크게 나타나지만, 미국 블록에도 일본과 한국, 독일 등 중국과 경제관계가 깊은 국가가 있어 피해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IMF는 이렇게 분열된 세상에서는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국가들이 중립 지위를 인정받기보다는 미국과 중국 양쪽의 압력을 받는 상태로 줄타기하다가 결국 어느 한 진영을 선택하게 되는 정책적 불확실성을 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러한 추세가 위험 분산을 감소시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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