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尹 정부에 원전 선물 안겼지만”…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물거품 : 알파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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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alphabiz.co.kr | 2024-08-30 12:12:02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 계획안을 철회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대규모 체코 원전 사업수주를 윤석열 정부 공으로 돌리면서 사업구조 개편을 자신했지만,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세졌고 금융당국의 압박에 결국 백지화하기로 했습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각각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두산그룹이 지난달 11일 사업구조 개편 차원에서 양사 합병을 발표한지 49일만입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두산그룹은 "주주들과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합병 철회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사업구조 개편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입니다. 당초 내달 25일 열릴 주주총회도 연기될 전망입니다.

다만,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은 지속 추진됩니다.

이럴 경우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리돼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남게 됩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개편을 마치면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등을 통해 1조원 상당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하는 등 공을 들여왔고, 두산 역시 지난달 체코 원전 초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양사 합병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과 원전 수주 소식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면서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산그룹, SK그룹, 셀트리온 등 계열사간 합병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세졌고, 금융감독원이 나서 이들 기업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SK그룹을 제외한 두산과 셀트리온이 주주들과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합병을 철회하거나, 연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금감원이 대기업의 계열사 합병 등 자본거래의 목적과 기대효과 등을 상세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건 드문 조치"라면서 "특히 이복현 원장이 나서 (두산 합병) 증권보고서에 대해서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을 두지 않고 정정 요구를 하겠다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합병비율을 놓고, 주주들의 문제제기와 반발이 생각보다 커지자, 두산 내부에서도 당황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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