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5-11-09 12:12:01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거대 제약기업 화이자가 비만 및 당뇨 치료제 개발 스타트업 멧세라(Mersana Therapeutics) 인수를 확정하며 두 달간 이어진 인수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화이자는 멧세라에 100억 달러 이상, 약 14조 5000억 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최종 합의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이번 인수로 화이자는 멧세라가 개발 중인 경구용 및 주사형 비만·당뇨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멧세라는 아직 시판 중인 제품은 없으나, 화이자는 자사의 광범위한 임상, 제조, 판매 인프라를 활용하여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수 조건에는 주당 86.25달러가 제시되었으며, 이는 65.60달러의 현금과 20.65달러의 조건부 가치권(CVR)으로 구성됩니다. CVR은 향후 특정 성과 달성 시 추가 지급되는 방식입니다.
당초 멧세라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경쟁사 노보노디스크는 이번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재무 건전성과 주주 가치를 고려해 더 이상의 인수 제안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향후 사업 개발 및 인수 기회는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인수전은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가 서로의 제안 가격을 높여가며 치열하게 전개됐습니다.
화이자가 지난 9월 약 49억 달러 규모의 초기 인수안을 제시한 이후, 두 달 만에 그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주당 현금 지급액을 인상하며 맞섰습니다.
그러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노보노디스크에 대한 반독점 우려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당뇨·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을 생산하고 있어, 멧세라 인수에 따른 시장 독과점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반면, 화이자는 이미 FTC로부터 멧세라 인수 승인을 받아 경쟁 우위를 확보했습니다. 멧세라 측은 FTC의 반독점 리스크 우려가 이번 인수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경쟁은 72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번 인수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비만약 시장에서의 지배력 회복을 위한 인수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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