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캔에 50% 관세 물려야"…美기업들 무차별 요구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0-21 12:07:25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미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에 통조림과 가구 등 소비재 완제품에도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알루미늄 등 산업재에 국한됐던 미국의 관세 장벽이 일반 소비재로까지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관련 업계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최근 상무부에 656개 품목을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부과 대상에 추가해달라는 2차 청원을 제출했다. 이는 지난 5월 1차 청원 품목과의 중복을 제외한 수치다.

이번 2차 청원은 볼트·너트 등 1차 가공품 위주였던 1차 때와 달리 소비재와 완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 기업들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이들 품목의 수입이 자국 산업 기반을 위협해 국가안보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통조림이다. 미국 캔 제조사 협회 등은 과일·육류·어류 등이 담긴 통조림 127개 품목에 관세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통조림 캔 수입 급증으로 미국 내 알루미늄 생산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면 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구·조명·침구류(22개 품목)와 주방용품 등도 명단에 올랐다. 이에 따라 오뚜기, 사조, 대상 등 식품업계와 퍼시스, 락앤락 등 소비재 수출 기업들이 관세 부과 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기존 관세 부과 품목에 대한 압박도 거세졌다. 기계류가 154개로 가장 많았고, 철강 관련 제품 104개, 자동차 부품 42개 등도 포함됐다. LS엠트론을 비롯한 자동차 부품 및 기계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수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는 지난 1차 청원 당시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요청을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청된 품목 중 87%가 50% 관세 대상으로 최종 채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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