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4-28 11:54:46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배달의민족·쿠팡이츠와 자영업자 단체 간 수수료 상생협의가 사실상 좌초 위기에 몰린 가운데, 소상공인 단체들이 28일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배달앱 기업의 협의 태도를 강력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3개 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없이 상생협의를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회견 하루 전인 27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하는 배달앱 사회적대화기구의 2차 회의가 전격 취소됐다.
당초 23일로 예정됐다가 27일로 한 차례 연기된 후 또다시 무산된 것으로, 현재 후속 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배달앱 측이 추가로 진전된 안을 내놓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입점업체 단체 간 수수료 인하 폭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배달앱 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해 100여 일간 농성을 진행했고, 성실한 상생협의 협상을 약속 받고 농성을 중단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원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특혜를 달라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지나치게 높은 배달앱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낮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배달앱이 내놓은 상생안이 오히려 다수 입점업체의 부담을 키우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현행 수수료 체계는 배달 매출 규모에 따라 상위 35% 업주에게 7.8%, 상위 35~80% 업주에게 6.8%, 하위 20% 업주에게 2%를 각각 적용한다.
배달앱 측이 제시한 신규요금제는 배달거리 1㎞ 이내 업장에 한해 수수료를 5%대로 낮추는 내용이지만, 기존 4㎞ 체계를 유지하는 중위 구간(상위 35~80%) 업주는 수수료가 6.8%에서 7.8%로, 배달비도 2900~3100원에서 3400원으로 오히려 오르게 된다.
김준형 공플협 의장은 "배달앱을 통해 치킨 두 마리만 팔아도 상위 70% 구간에 포함되는 구조인데, 현재 2,3 구간에서 수수료 6.8%와 배달비 2,900~3,100원을 부담하고 있는 업주들은 신규요금제를 선택하지 않으면 수수료 1%, 배달비 300~500원이 인상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배달거리 1㎞ 제한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 의장은 "이미 업주들이 기존 4km 영업권을 기준으로 수년간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투자해 단골을 확보한 상황에서 1km로 영업거리를 제한할 경우 영업 면적은 16분의 1로 줄어들고 매출이 절반 이상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배달거리를 1㎞·2.5㎞·4㎞ 세 구간으로 나눠 업종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중간 거리 구간을 신설하자고 제안했으나, 배달앱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기업이 영업손실을 이유로 수수료 인하를 거부하고 있지만, 실적과는 괴리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우아한형제들의 2025년 매출은 5조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단체는 "같은 기간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독일 본사에 환원된 금액은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연대발언을 이어갔다.
박정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배달앱 기업이 상생 의지 없이 시장지배력행위를 남용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연주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지난 윤석열 정부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사회적대화기구는 배달앱 분야에서의 자율규제가 실패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제도를 통한 구조적 해결 필요성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 비대칭 해소와 입점업체와 기업간 협상력 제고를 위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입점업체들의 단체결성권 및 협상권을 보장하는 '온라인 플랫폼법'과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즉각 제정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달앱 사회적대화기구는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출범했으나 배달앱 측의 수수료 인하 거부로 공전을 거듭하다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올해 4월 10일 재출범했지만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주요 단체들이 "구체적인 수수료 인하안 없이는 참여할 수 없다"며 1차 회의를 불참하는 등 출발부터 난항을 겪어왔다.
협의가 최종 결렬될 경우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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