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 추정 지분 매각...경영권 분쟁 끝났나

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04-22 05:00:04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2년여 끝에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로 알려진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이 보유 중이던 지분 대부분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하지만 새로운 주요 주주 등장과, 올해 초 3대 주주로 자리잡은 세코그룹 등이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 수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평가다.

사진=다올투자증권

◇ 2대주주 추정 9.7% 주식 순매도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인 투자자는 다올투자증권 주식 591만68주를 순매도했다. 이는 전체 지분의 9.7%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초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지분 구조는 이병철 회장이 25.18%, 김기수 전 대표가 14.34%, 세코그룹 6.94% 등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측은 이병철 회장은 최근 지분을 매도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2대 주주인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이 보유하던 물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대량 매도 후 김 전 대표 측 지분은 4.64%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국내 보험사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2023년 'SG증권발 폭락 사태' 당시 2대주주로 올라서
김 전 대표는 그동안 다올투자증권 지분 14.34%를 보유한 2대주주로,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다. 
김 전 대표는 2023년 5월 'SG증권발 폭락 사태' 당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에 주식을 대량 매수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김 전 대표가 다올투자증권 지분 매입에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대표의 갑작스런 지분 인수에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다올투자증권에 대한 인수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23년 9월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같은해 11월에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다올투자증권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법적 공방을 벌였고, 일부 회계장부를 열람했다. 또 정기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며 경영 참여를 시도했다. 
하지만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데다, 이번 지분 매각까지 이뤄지면서 김 전 대표가 다올투자증권 경영권과 관련해 손을 뗀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종목진단 (출처=초이스스탁)

◇ 새로운 주요 주주에 대한 관심 확대...세코그룹도 안심 못해 
김 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새로운 주요 주주의 경영권에 대한 관심도 우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매수자는 5영업일 이내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주요 주주가 곧 시장에 공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올해 초 3대주주로 새롭게 등장한 세코그룹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코그룹은 1966년 기아그룹 창업주 고(故) 김철호 회장 사위 배창수 회장이 세운 서울강업사에서 출발한 기업으로 계열사 오투저축은행, 흥국저축은행, 인베스터유나이티드를 활용해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매입했다.
세코그룹이 이미 금융계열사를 두루 갖추고 있는 만큼 경영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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