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3-28 11:51:22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최형록 대표가 28일 입점업체들에게 약속했던 정산금 지급 계획을 또다시 미루며 사과했다.
최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산 지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로서 현재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책임지고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28일까지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발란은 미정산 논란이 불거진 후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며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28일까지는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 대표는 구체적인 정산 계획 대신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파트너 여러분을 직접 찾아뵙고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만 말했다.
이에 입점사들 사이에서는 "정산금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과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최 대표는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까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기업 가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권을 내려놓는 조건까지 감수하며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며 "끝까지 파트너 여러분과 이 플랫폼을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선택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발란은 앞서 실리콘투로부터 1차로 75억원을 투자받고 일정 조건 충족 시 2차로 75억원을 추가 투자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달 10일 1차 투자가 성사됐다고 발표했지만, 정산 지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 대표는 "이 문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기존 투자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시간을 요청했다.
또한 "지금 이 플랫폼이 무너지면 단지 발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명품 시장 전체의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며 "외부의 추측성 정보에 흔들리는 것은 불필요한 불안만 키울 뿐 아니라 실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현재 발란은 직원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 확보를 위해 재택근무 체제 하에 정상 운영 중"이라며 "혼란을 최소화하고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발란의 영업손실은 2020년 63억5300만원에서 2021년 185억5000만원, 2022년 373억5800만원으로 급증했다. 2023년에는 99억8000만원으로 손실 규모가 줄었으나, 이는 체질 개선보다 매출 급감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발란은 아직 2024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